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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치', 부동의 3주 연속 1위!

중앙일보

입력

미국 극장가에서 1년 중 지난 주말과 가장 흥행순위 변동이 없는 주말은? 정답은 바로 추수감사절 연휴의 다음 주말이다. 이는 각 메이저사들이 이미 다음주말까지 내다보고 추수감사절 연휴 시작시에 모든 흥행작들을 내놓기 때문에 다음 주말에는 새로운 영화의 전국개봉이 거의 없는데다가 전통적으로 흥행분위기도 가라앉아 있는 주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박스오피스와 관련한 미국언론의 기사 길이가 1년중 가장 짧은 주말이기도 하다)

이같은 경향은 올해에도 이어졌다. 12월 2일부터 4일까지의 이번 주말 북미 박스오피스를 보는 이들은 일종의 데자 뷰(기시감)를 느낄 정도로 지난 주말과 동일한 흥행순위가 이번 주말에도 이어진 것이다.

우선 짐 캐리 주연의 크리스마스 판타지물 '그린치(Dr. Seuss' How The Grinch Stole Christmas)'가 2,710만불을 벌어들이며 3주째 1위 자리를 지켰다. 3,138개의 비교적 많은 수의 극장에서 상영되었음에도 이 영화의 극장당 수입 8,635불은 이번 주말 20위권내 영화들 중에서 가장 높은 극장당 수입이기도 하다. 닥터 수스의 베스트셀러 동화를 스크린으로 옮긴 '그린치'가 개봉 17일간 벌어들인 총수입은 1억 7,200만불로서 벌써부터 '미션 임파서블 2', '글래디에이터', '퍼펙트 스톰'에 이어 올해 전체 흥행 랭킹 4위에 올랐다. 영화를 배급한 유니버설 사의 배급대표인 니키 로코는 이 영화가 미국내에서만 "거뜬히" 2억 5천만불 이상을 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 예측하였다. 이 경우 '그린치'는 새 밀레니엄 첫해의 최고 흥행작으로 기록된다.

디즈니사의 작품들로서 지난 주에 2위와 3위로 나란히 개봉했던 '언브레이커블(Unbreakable)'과 '102 달마시안(102 Dalmatians)'은 이번 주말에도 순위 변동없이 1,444만불과 830만불의 흥행수입을 기록하였다. 이 두 영화의 개봉 2주간 총수입은 각각 6,635만불과 3,660만불이다.

또, 지난 주말 4, 5위 였던 가족용 만화영화 '파리의 럭랫(Rugrats in Paris: the Movie)'과 '미녀 삼총사' 역시 각각 651만불과 502만불의 수입을 추가하며 같은 등수를 유지하였다. 개봉 31일째인 '미녀 삼총사'는 현재까지 1억 1542만불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주말 흥행순위과 비교할 때 이번 주말 순위에서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변화는, 실화를 바탕으로한 로버트 드니로 주연의 감동 드라마 '멘 오브 아너(Men of Honor)'와 인간복제를 다룬 아놀드 슈왈츠네거 주연의 SF 스릴러 '6번째 날(The 6th Day)'가 각각 418만불과 401만불의 수입을 올려 지난 주말과 순위를 서로 바꾸어 7위와 8위를 차지한 점이 고작이다.

'그린치'를 비롯하여 '언브레이커블', '102 달마시안', '6번째 날' 등은 모두 12월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어 이미 개봉한 '미녀 삼총사'와 함께 국내에서도 흥행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이번 주말 3일동안 12위권내 영화들(일명 Golden Dozen)이 벌어들인 총수입은 8,237만불이었는데, 이는 추수감사절 연휴 주말이었던 지난 주말보다는 '당연히' 50.5%가 감소한 성적이지만 '토이 스토리 2'와 '007 언리미티드'가 각각 2,780만불과 1,070만불을 벌어들여 1위와 2위를 기록했던 작년의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는 17%가 증가한 성적이다.

이번 주말 소규모로 개봉한 영화로서는, 비틀즈 공연을 담은 64년작 '하드 데이즈 나이트(A Hard Day's Night)'가 뉴욕 필름 포럼과 LA 뉴어트 극장의 단 두 개 극장에서만 재개봉하였는데 토요일 이미 일요일 표까지 매진되는 등의 만원사례를 이룬 끝에 이들 두 극장으로부터만 50,445불의 놀라운 수입을 기록하였다.

기타 이번 주말 10위권에 든 작품으로는, 디지털로 상영되어 화제를 모았던 기네스 팰트로우, 벤 애플릭 주연의 로맨스물 '바운스(Bounce)'가 442만불의 수입으로 6위를 기록하였고, 로버트 드니로가 벤 스틸러가 콤비를 맞춘 걸작 코메디 '미트 패어른츠(Meet the Parents)'가 382만불의 수입으로 9위, 아담 샌들러가 지상에 내려온 악마를 연기하는 '리틀 니키(Little Nicky)'가 222만불의 수입으로 10위를 차지하였다. 이중 '미트 패어른츠'가 개봉 9주간 벌어들인 총수입은 1억 5,320만불에 달하는데, 이같이 지속적인 흥행 추세라면 올해 흥행 5걸안에 들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음 주말에는, 러셀 크로우와 멕 라이언이 공연하는 로맨스 겸 스릴러물 '프루프 오브 라이프(Proof of Life)'를 필두로 K2를 배경으로한 크리스 오도넬 주연의 산악 스릴러물 '버티칼 리미트(Vertical Limit)', 판타지 게임을 스크린으로 옮긴 '던전스 앤 드래곤스(Dungeons and Dragons)' 등 연말연시를 노린 대작 오락물들이 새롭게 흥행전쟁에 뛰어들 예정이고, 내년도 오스카를 바라보는 이안 감독의 '와호장룡'도 소수 극장에서의 맛뵈기 상영에 들어간다. 흥행집계사인 엑지비터 & 릴레이션 사의 대표인 폴 데저베리언은 다음 주말에 이들 대작들이 개봉하면 흥행 전선에 다시 한번 지각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한편, '프루프 오브 라이프'를 배급하는 워너 브러더즈사는 이 영화의 개봉시 내년 여름 미국을 강타할 것으로 예상되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A.I.(인공지능)'의 맛보기 예고편을 같이 선보일 예정이어서 스필버그의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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