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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전면적인 개편 시급

중앙일보

입력

프로와 아마추어를 통틀어 최강을 가리는 FA컵축구대회가 팬과 구단들의 무관심속에 3류대회로 전락하고 있어 전면적인 개편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축구 선진국인 유럽은 물론 가까운 중국까지도 FA컵은 프로리그 못지않은 흥미를 이끌어내며 권위있는 대회로 자리잡았고 이를 본받아 국내에서도 96년 첫 대회를 가진뒤 올해로 5회째를 맞았다.

그러나 올해 대회에서도 대부분의 경기가 관중없이 진행된 가운데 5일 제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결승전 역시 오전수업을 마치고 단체로 참관한 중.고교생 3천여명이 관중석의 대부분을 차지, 협회와 선수들만의 잔치로 끝났다.

올해의 경우 올림픽과 아시안컵 등이 열리면서 일정이 12월까지 밀린 것이 흥행 실패의 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지만 팬들의 외면이 계속됐고 각 구단이나 대한축구협회의 홍보도 제대로 되지 않는 등 대회를 한차원 끌어올리려는 노력은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팬들의 관심권 밖에 있는 이 대회의 가장 큰 문제는 축구열기가 싸늘하게 식은 11월 중.하순에 열리는 탓에 프로팀들이 치열한 승부욕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

추운 날씨속에 진행되자 각 팀은 선수를 보호한다며 주전들을 출전시키지 않아 흥미를 반감시키고 있는데 이는 대회의 전통(?)처럼 됐고 이번 대회에서도 K-리그 우승팀인 안양과 준우승팀 부천이 부상 등을 이유로 주전 상당수를 뺀 1.5군을 내세워 김이 빠졌다.

자연히 올시즌 성적에 아쉬움이 큰 팀들만 정예멤버로 최선을 다하게 돼 프로와 아마추어 축구의 최강을 가린다는 대회 취지와는 근본적으로 동떨어졌다.

신문선 문화방송해설위원은 "앞으로도 지금처럼 무관심속에 대회를 치른다면 팬들로 부터 축구는 2류종목이라는 인식을 씻기 힘들다"며 "프로팀이 최상의 경기력으로 나설 수 있도록 대회일정을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편 협회는 일단 일정 조정이 필요하다는 인식아래 이번 대회가 끝난 뒤 평가회를 갖고 내년부터 대회 8강전까지를 프로시즌 중에 치르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제주=연합뉴스) 조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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