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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최고의 요리비결〉엄한숙 PD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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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모두 120가지가 넘는 요리를 먹어봤죠. 그것도 모두 국내에서 첫손가락 꼽히는 요리사들이 만든 최고의 요리를요. 사실 제가 어디서 그런 요리를 먹어보겠어요. 엄청난 행운이라고 봐야죠"

주부들로부터 열화같은 반응을 얻고 있는 EBS의 요리 프로그램〈최고의 요리비결〉(매주 월-금 오전 9시 30분)의 연출자인 엄한숙(34) PD는 자신을 행운아라고 표현했다.

"또다른 행운이라면 물론〈최고의 요리비결〉이 EBS의 성인대상 프로그램 중에서는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할 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이겠죠. 일주일치를 한꺼번에 몰아서 방송하는 토요일 재방 때의 경우 전화를 놓자마자 또 다른 전화가 올정도로 반응이 뜨겁습니다"

요리 프로그램을 맡으면서 워낙 맛있는 것을 많이 먹다보니 살이 찐 것 같다는-사실 직접 본 그는 결코 날씬한 편은 아니었다-주위의 놀림섞인 지적에 대해서도 "정말 그래" 라고 맞장구를 치며 웃어넘길 정도로 여유가 있다.

〈최고의 요리비결〉이 3% 안팎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EBS 전체의 시청률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비결은 무엇보다도 "보고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요리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 연출의 기본 모토"라는 엄 PD의 연출력과 연관이 있다.

"진행하는 사람보다는 요리하는 손 위주로 화면을 잡지요. 또 무엇보다도 지금까지 방영된 요리 프로그램으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했던 'TV에서만 볼 수 있는 요리'라는 거리감을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요리의 재료는 대부분 우리 주위에서 흔히 접할수 있고 구하기 쉬운 것들을 사용한다.

"다음 주에 방영할 건데요, 대만에서 초청한 국보급 요리사인 후페매 선생의 요리를 보니까요, 무슨 대단한 재료를 사용하는 게 아니라 그냥 우리 주위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쓰는데도 만들어놓으면 그 맛이 정말 오묘하더라구요"

현재 이 프로그램에는 한식의 심영순, 가정식의 최경숙, 중식의 이향방, 일식의 남춘화 등 각 부문에서 국내 첫손가락 꼽히는 4명의 요리사들이 고정 출연하고 있다.

매주 테마를 정해 그것에 어울리는 요리를 하루에 2가지씩 소개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엄 PD의 말에 따르면 프로그램에 나오는 요리들은 모두 기존의 요리가아닌, 이들이 새롭게 개발한 요리들이다.

"말하자면 지구상에서 지금껏 존재하지 않았던 요리들이죠. 출연하시는 분들은 '이건 정말 알려주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자기가 개발한 요리를 사람들이 먹고 맛있다고 하는 것을 보고 즐거워하시죠. 대가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 것 같아요"

엄 PD는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이 좋아 다음 학기에도 폐지되지 않고 계속할 수있을 것 같다"면서도 다소 지리한 느낌이 들 수 있기 때문에 출연진과 형식을 새롭게 개발하는 방안을 연구중이다.

EBS 뉴미디어팀 차장인 권오민 PD와의 사이에 딸 하나를 둔 사내 커플이기도 한 그가 앞으로 한국 가정의 입맛을 어떻게 바꿔나갈지 기대가 모아진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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