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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의 공작.음모 소재 日 스릴러 소설 쏟아져

중앙일보

입력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를 반영하듯 최근 일본 출판계에서는 북한과 관련된 가상 정치상황을 소재로 한 스릴러 소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이 신예작가 후쿠이 하루토시(福井晴敏)의 '망국의 이지스' .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 '이소카세' 의 함장이 방위대생인 아들의 사고사에 일본정부의 음모가 있었다는 것을 알고 미군의 생화학병기를 탈취한 북한 특수공작원과 결탁, 도쿄에 미사일을 겨누면서 숨쉴 틈 없이 긴박한 스토리가 전개된다.

'이소카세' 에 단신으로 잠입한 방위청의 특수공작원이 사람 좋은 함대 선임하사와 콤비를 이뤄 북한 공작원과 고독한 전쟁을 벌이는 과정이 생생하게 묘사돼 있다.

작가 후쿠이는 이 소설 한권으로 '일본의 톰 클랜시' 라는 별명을 얻으면서 일본의 스릴러 소설을 단번에 미국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등장인물 개개인에 대한 정밀한 심리묘사와 첨단무기에 대한 전문적인 설명이 소설의 완성도를 한층 높였다는 평가다.또 개방무드에 대한 북한내 강경파의 반발 및 재무장을 노리는 일본자위대 보수세력의 움직임 등도 현실감 있게 그려져 있다.

후쿠이는 30대 초반의 신인작가로 경비회사에 근무한 경험을 토대로 군사기술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작업을 계속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옥에 티라면 북한공작원 대장의 이름을 일본어 표기로 '허영화' 로 쓰면서 한자로는 '허영순(許榮順)' 으로 오기했다는 점이다.

북한공작원은 이지스함만 노리는 것이 아니다. 아소 이쿠(麻生幾)의 '선전포고' 에서는 원자력 발전소가 몰려 있는 쓰루가에 북한 특수부대 10여명이 침입한다. 이 소설은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에서 일본 총리가 자위대 창설 이래 처음으로 치안출동작전을 명령하는 상황까지 설정하면서 자위대의 구조적인 취약점을 파헤치고 있다.

이밖에 니레 슈헤이(楡周平)의 '타깃' 은 주일미군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북한이 개발한 치명적인 생물무기를 저지하려는 미.일 정부의 첩보전을, 전 여성자위대원인 고조 아키라(五條瑛)의 연작소설 '플래티넘 비즈' 와 '스리 어게이쓰' 는 대조적인 성격의 2명의 일본 정보원이 북한의 음모에 휘말리며 벌이는 활약을 각각 그리고 있다.

이들 소설은 일본인들의 한반도정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꾸준히 독자층을 넓혀가고 있지만 화해무드로 급진전되고 있는 현실과는 반대로 북한을 늘 '트러블 메이커' 로 묘사하고 있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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