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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주식시장 전망] 종목선정이 열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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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말 정보통신주 열풍을 바탕으로 종합주가지수 1천을 넘어선 이래 절반수준으로 하락한 주식시장은 최근까지도 특별한 계기를 찾지 못한채 약세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먼저 연말증시를 가늠할 수 있는 환경적 요인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현안은 구조조정과 노조문제일 것이다.

공적자금의 적기투입, 한전 등의 공기업 민영화 등 구조조정의 추진강도는 내년의 불투명한 기업경영환경 등으로 매수에 소극적인 국내외 시장참여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주요동기(Catalyst)가 될 것이다.

다음 중요한 이슈는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낸 원화환율의 움직임이다.

환율상승은 우리경제와 주식시장에 있어서 양날의 칼과 같다. 외채이자와 기업의 환차손 부담, 물가상승 압력 그리고 무엇보다도 외국인 투자동향 측면에서는 분명히 손에 쥐기에는 부담스러운 칼날일 수 있다.

하지만 당초의 기대와 달리 구조조정의 지연 등으로 자산매각을 통한 기업부채 축소가 부진한 가운데 주가하락 등으로 내수가 꺽이고 유가상승, 반도체 가격하락 등으로 교역조건마저 급격히 악화된 상황에서 적정수준의 환율상승은 수출활력과 무역수지 흑자를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라 할 수 있겠다.

또한 금년 들어 원화는 외국인의 주식 투자자금유입과 구조조정에 대한 기대로 주요 수출경쟁국 통화 중 달러에 대해 가장 강한 모습을 보여 왔다.

주변국 통화의 절하폭과 교역조건 악화추세 등을 고려할 때 내년 초반까지 달러당 1천2백~1천2백50원 수준이 예상되는데 이는 수출경기와 기업수지 악화를 완화한다는 측면에서 중장기적으로 주식시장에 호재가 될 전망이다.

대외적으로 연말증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서 미연준(FRB)의 금리정책방향을 예의 주시해야 할 것이다.

7차례의 미국금리 인상으로 시작된 국제금융시장의 유동성 축소와 그로 인한 세계경제 둔화가 세계주가의 동조적 하락세로 결과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금융정책이 완화기조로 전환될 경우 나스닥시장을 비롯한 세계주식시장의 회복을 촉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현재의 주가수준을 계량적 또는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볼 때 지나치게 저평가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의 모건스탠리사는 한국시장은 시가총액대비 M2(총통화)비율이 역사적으로 낮은 국면에 있고, 유가.반도체가격.경기하강 등 제반 리스크 요인이 주가하락과정에서 충분히 반영되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매수해야 할 국면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주가수익비율(PER)등 제반 분석지표로 비교해보더라도 여타 아시아 증시 또는 과거 경험에 비해 낮은 수준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주가는 미래의 수익가치가 더욱 중요한 모멘텀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현재 주가가 저평가되어 있다는 것이 곧바로 주가상승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우리나라시장은 펀드멘털에 기초한 중장기 주가전망보다는 단기적 시세흐름에 관심이 많다는 점에서 볼 때 연말에 큰 폭의 추세반전을 기대할만한 매수세가 유입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대내외적인 불확실 요인이 내재해 있고 단기적 수급측면에서 투신사 펀드 만기 부담, 시중 유동성의 위험자산 회피경향 등으로 적극적인 매수세가 형성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주가는 5백대 중반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서 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예상된다.

과거 미국시장에서도 시장불확실성이 높은 국면에서는 우량주식의 투자수익률이 월등히 높았던 사례(Flight to quality)가 많이 있었다.

이상을 종합해보면 12월 증시는 여건이 비록 낙관적이지는 않지만 그 간의 하락추세가 진정되고 반등의 모멘텀이 형성되는 가운데 종목별로는 시장위험에 따라 동반하락한 우량종목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차별화 장세가 예상되기 때문에 단기적 지수예측보다는 종목선정이 중요한 투자잣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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