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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체, 이제 '청담밸리'로 몰린다

중앙일보

입력

서울 강남구 청담동이 첨단 IT산업의 중심지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학동역에서 강남구청역, 청담역에 이르는 청담동 일대는 유명 패션 브랜드의 매장과 고급 카페, 레스토랑이 많아 ''첨단 유행의 거리''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최근 벤처 기업들이 하나둘 찾아들면서 신흥 IT밸리로 변모하고 있는 것.

최근 청담밸리의 식구가 된 벤처기업 중 대표적인 업체는 개인화 솔루션 개발업체인 ㈜코페이지(http://www.korpage.com). 또 ㈜마이플랜(http://www.myplan.co.kr)과 한국대학생벤처창업연구회(KVC)의 2호벤처기업인 ㈜하빈(http://www.havin.com), 개인용 휴대 단말기(PDA) 게임개발 업체 ㈜지오인터랙티브(http://www.zio.co.kr) 등도 이곳으로 합류했다.

이들 업체에 앞서 데이터복구 소프트웨어 업체인 ㈜파이널데이터가 지난 3월에,인터넷 업체인 ㈜프리오토가 4월에, 음성포털 업체인 ㈜보텐츠가 6월에 각각 이곳으로 이사했으며 두밥(http://www.doobob.com)은 23일 새식구가 됐다.

"심각한 교통난과 높은 임대료를 감수하며 테헤란 밸리를 고집할 이유가 없어 임대료가 비교적 저렴하고 지하철 개통으로 교통여건이 좋아진 앞둔 청담동을 선택하게 됐다"는 것이 코페이지 이종세 사장의 설명.

청담동의 터줏대감 자리는 ㈜새롬기술(학동사거리)과 음성 포털업체 헤이아니타 코리아(청담사거리), 엔터테인먼트 업체인 ㈜아이팝콘(강남구청 사거리), 증권정보 ''넷인베스트'' 운영업체인 ㈜넷그룹(도산사거리) 등이 먼저 차지했다.

이밖에도 전자상거래 솔루션 개발업체 나인포유㈜, 약국관리 프로그램 개발업체 ㈜메디온, 데이터복구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파이널데이터, VOIP장비 및 솔루션 업체 ㈜코스모브릿지 등이 진작에 이곳에서 뿌리를 내렸다.

대우통신㈜에서 분사한 정보통신 장비업체 ㈜머큐리는 내년 1월 분당에서 강남구청 인근으로 본사를 이전할 예정이며 3D 애니메이션 전문업체인 ㈜이온디지털필름이 내년 3월 학동역 부근의 사옥으로 입주할 예정이다.

한편 청담동 일대는 테헤란로와 가깝고 임대료가 비교적 싸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교통이 불편해 벤처업계의 관심권에서 밀려나 있었으나 지난 9월 지하철 7호선이 완전 개통되면서 신흥 역세권으로 빠르게 부각되고 있다.

이곳은 테헤란 밸리의 배후에 있으면서 인근에 코엑스와 인터컨티넨탈, 르네상스, 노보텔 앰배서더 등 최고급 호텔들이 대거 포진해 있고 특히 김포공항과 바로 연결되는 공항터미널이 있어 외국인들이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장점은 투자펀드나 컨설팅, 창업, 유통, 홍보업체 등 정보통신 산업에 필요한 요소들이 인근에 집결해 있어 기업경영이 수월하고 업계의 다양한 정보와 최신 소식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비싼 임대료와 만성적인 교통난의 상징인 테헤란 밸리를 피하면서 테헤란 밸리의 혜택을 고스란히 누릴 수가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고 있는 벤처 기업들에게 청담동은 상당히 매력적인 지역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청담동이 진정한 첨단기술의 메카로 거듭나려면 선결돼야 할 문제들이 많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이곳에는 아직도 ''벤처빌딩''이라고 할만한 건물이 하나도 없으며 건물들이 낡아 아직 인터넷 전용선이 깔려 있지 않은 곳도 많고 벤처기업간의 정보교류의 장과 벤처지원센터 등 인프라 구축도 시급한 실정이다.

코페이지 이종세 사장은 "최근 벤처특구로 지정된 안양벤처밸리도 지난해 입주사가 36개에 불과했으나 현재 2백여개로 늘었다" 며 "청담동도 제도적 뒷받침이 있으면 기존 벤처밸리에 버금가는 IT산업의 중심지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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