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안철수 "제 3당 창당했으면 의석 꽤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4일 경북대 대강당에서 ‘안철수 교수가 본 한국경제’란 주제로 특강을 했다. 특강에 앞서 안 원장이 복지관 구내식당에서 학생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대기업 발전이 국가 경제 발전이라는 믿음 아래 정부가 대기업의 약탈 행위를 방조했다”며 그간의 한국경제를 ‘좀비 경제’로 평가했다. 4일 대구 경북대에서 열린 ‘안철수 교수가 본 한국경제’라는 특강에서다.

 그러면서 안 원장은 “지금부터 2018년까지 6년이 (대한민국의) 가장 큰 고비”라며 “정파, 이념을 떠나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적) 공감대 형성이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안 원장은 강연 중 유독 ‘향후 6년’ ‘2018년’을 강조했다.

 “2018년부터 인구가 감소한다. 6년 남았다. 고령화 문제가 본격화될 수 있다” “2018년부터 (인구 감소로) 잠깐 고용률이 높아질 수 있겠지만 청년 고용률이 낮아 심각하다” “향후 6년간은 세대 간 일자리 다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등이다.

 안 원장이 고비로 꼽은 향후 6년은 차기 대통령 임기와 맞아떨어진다. 올 12월 대선에서 뽑힌 차기 대통령은 2013년 2월에 취임해 2018년 2월에 퇴임한다. 안 원장이 예상한 ‘2018년까지의 큰 고비’는 결국 차기 대통령이 관리해 나가야 할 몫이다. 그는 강연에서 “(향후 6년간) 성장은 기업에 맡기고 정부는 일자리 만드는 것에 집중하면 된다”면서 나름의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안 원장은 그러나 가급적 정치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삼가려는 모습이었다. 이날도 강연 후 “이번 대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나왔지만 그는 대선 출마 가능성을 닫아놓지 않는 정도의 언급만 했다.

 “지난해 12월에 제3당 창당은 안 한다고 했는데, 창당했으면 (이번 총선에서) 꽤 (의석) 확보를 많이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제가 안 했던 이유는 사회 발전의 도구로 쓰이겠다고 결정해야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정계 입문은) 제가 선택하는 게 아니라 저한테 주어지는 것”이라고 답변한 것이다.

 다만 투표독려 발언은 계속했다.

 그는 “점심 뭐 먹을지도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사회적 재원을 배분하는 정치인을 아무렇게나 찍어서야 되겠느냐”며 “나라 전체가 조직화된 소수 이익집단에 끌려가지 않으려면 투표에 열심히 참여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를 진행한 김형기 경제통상학부 경북대 교수는 안 원장을 “내년 이맘때는 대통령님으로 불러야 할지도 모른다”고 소개했다. 그러자 객석 한쪽에서 6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이 “안철수 빨갱이 이 자슥아, 나가!”라고 외쳐 소란이 일기도 했다.

양원보 기자, 대구=류정화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