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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플턴 경에게 투자의 길을 묻다 ⑧ 올바른 투자·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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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면

우리가 투자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내가 소유한 자산 가치를 온전히 지키기 위해서다. 시장 움직임뿐만 아니라 물가 상승, 세금 등으로 자산 가치가 하락하지 않도록 나에게 맞는 목표를 세워 적절한 투자처를 찾는다. 그러나 투자를 돈 버는 수단으로 생각하는 투자자도 많다. 이런 투자자들은 시장을 둘러싼 온갖 소식과 움직임에 조바심이 나 초심을 잃기 일쑤다. 좋은 소식이 들려오면 기대 수익률을 마냥 높인다. 대박 환상이다. 그러다 금융위기나 악재가 발생하면 불안과 공포 때문에 투자를 중단하는 등 잘못된 선택을 한다. 이런 오류를 바로 잡기 위해 존 템플턴경이 제시한 ‘투자 원칙’을 다시 한 번 짚어보자.

 우선 시장을 너무 무서워하거나 부정적으로 보지 말아야 한다. 역사적으로 시장에선 낙관주의자들이 결국 이겼다. 단기적으로는 오르내림이 반복되지만 길게 보면 상승하는 게 시장이다.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에서도 긍정적인 시각은 엄존한다. 이러한 낙관론이 시장의 반등을 이끌 것이다. 투자의 신념을 무너뜨리는 두려움을 떨치고 밝은 미래를 그려볼 필요가 있다.

 끊임없이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다. 확실한 정보를 바탕으로 행동하면 소신 있게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방향을 잃고 불안에 빠지거나 터무니없는 수익을 기대하게 된다. 예를 들어 주식을 선택할 때는 기업의 순이익, 자산 가치, 경영진, 업계 동향 등 모든 면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이렇게 선택한 종목 또는 자산에 무조건 묻어두기만 해서도 안 된다. 투자한 종목이나 자산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계속해서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언제까지나 밝은 미래가 보장된 종목은 없다. 시장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그 변화를 잘 알고 자신의 포트폴리오에도 반영해야 한다. 자본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일에 귀를 기울이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항상 준비해야 한다.

 또 한 가지 염두에 둬야 할 점은 시장 평균을 웃도는 수익률을 내기란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코스피지수의 수익률에는 주식 거래 수수료가 전혀 포함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개별 주식 투자에 따르는 위험 부담도 반영되지 않는다. 장기적으로 보면 개별 주식 투자보다 시장 수익률이 더 높다. 그러나 대부분의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할 때는 시장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한다. 지난해 프랭클린템플턴이 전 세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연평균 기대 수익률은 11.5%였다. 한국 투자자들은 이보다 높은 15.4%의 수익을 기대했다. 아무리 봐도 과하다.

 손실을 경험한 후에 투자할 엄두를 못 내는 투자자도 많다. 실수와 실패를 혼동하는 것이다.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좋은 경험으로 생각하고 무언가를 배우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실수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앞으로 투자할 때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템플턴경도 3분의 1은 잘못된 투자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나머지 3분의 2가 그를 성공적인 투자자로 만든 것이다.

 성공적인 투자를 위한 지름길은 없다. 만족스러운 투자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자만하는 순간 객관성을 잃고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올바른 투자의 원칙을 세우고, 겸손함을 잃지 않는다면 투자를 시작할 때 세웠던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안철민 프랭클린템플턴아카데미 투자교육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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