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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취임 첫마디 “따뜻한 성과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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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박용만(57) 두산그룹 회장이 2일 서울 강동구 길동 DLI 연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사람을 키우는 전략의 중심에 따뜻한 성과주의를 두겠다”고 밝혔다. [사진 두산그룹]

‘따뜻한 성과주의’.

 박용만(57) 신임 두산그룹 회장이 2일 서울 길동 DLI 연강원에서 한 취임식에서 유난히 강조한 말이다. 성과를 낸 직원과 내지 못한 직원을 구분해 인센티브를 차등있게 지급하는 성과주의의 본질이 ‘따뜻한’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어 듣는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박 회장이 설명하는 따뜻한 성과주의는 구성원 간의 끝없는 경쟁과 도태가 반복되는 ‘냉혹한 성과주의’에 반대되는 개념이다. 그는 “구성원들이 스스로 커가고 또 키워지고 있다는 자긍심을 느끼면서 성과에 기여하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 기업문화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지금 두산에 필요한 것은 사고와 가치의 준거가 되는 강력한 기업문화”라고 했다. 이어 “기업문화를 발현하고 뿌리내리는 것은 사람이므로 ‘사람이 미래’라는 전략은 더욱 역동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같은 전략의 중심에 ‘따뜻한 성과주의’가 있다고 했다. 이에 더해 “따뜻한 성과주의가 뿌리내리기 위한 전제조건은 시장과 경쟁에 휘둘리지 않는 탁월한 수준의 제품과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두산을 식음료 그룹에서 중공업 그룹으로 일궈낸 과정을 되짚기도 했다. “두산은 116년이라는 긴 역사 속에서 많은 변화를 거듭하며 발전해 왔다”며 “인프라스트럭처 지원 사업(ISB) 중심 그룹으로 전환해 글로벌 시장 확대 등을 통해 30여 개국에 3만9000여 명이 일하는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이 같은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구성원들이 지역과 배경은 달라도 통일된 가치와 사고방식을 가져야 한다”고 임직원에게 주문했다.

 그는 “오늘날 우리 사회는 기업에 사회 구성원으로서 해야 할 방어적 수준의 의무를 뛰어넘는 책임과 공헌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100년 넘은 기업으로서 남다른 역사적 책무가 있음을 느끼고 기업사회의 롤 모델이 돼야 한다”는 말로 취임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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