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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달마시안' 주연 맡은 글렌 클로스

중앙일보

입력

"시골에서 자랄 때 여동생과 함께 놀며 나 아닌 다른 사람이 된 양 상상하곤 했어요. 연기의 95%는 상상력에서 나오는 거라고 봐요. 공주요? 상상해 본 적 없어요. 카우보이나 숲속에 사는 아주 가난한 소녀를 주로 상상했지요. "

디즈니의 새 영화 '102달마시안' 의 미국 개봉(22일) 을 앞두고 13일 낮 뉴욕 리젠시 호텔에서 만난 이 영화의 주인공 글렌 클로스의 말이다.

간소한 바지 정장 차림으로 나타난 그의 부드럽고 온화한 말투는 그동안 그가 맡아온 역할에서 드러난 '공주병' 의 징후와는 거리가 멀었고, 극중에서 보여준 광기어린 연기와도 사뭇 달랐다.

'102달마시안' 은 전편 '101달마시안' 의 말미에서 감옥에 갇혔던 주인공 크루엘라(글렌 클로스 분) 가 뇌에 충격요법을 받고 완전히 다른 선량한 인간이 되어 풀려나는데서 시작된다.

"멍한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눈을 이렇게 크게 떴다" 며 흉내를 낼 때야 비로소 극중 모습이 살아난다.

하지만 크루엘라는 이내 악한 본성이 깨어나 달마시안 가죽으로 코트를 해입으려는 '모피광' 으로 되돌아가고, 영리한 강아지들과 대결을 벌이다 밀가루 범벅이 돼 화덕에 들어가는 우스꽝스런 모습으로 파국을 맞게 된다.

1995년 토니상을 수상한 뮤지컬 '선셋대로' 등 연극무대에서 탄탄한 실력을 다져온 연기파 배우인 그에게 이처럼 '스타일 구기는' 역할을 왜 맡았느냐고 굳이 캐묻는 것은 부질없어 보였다.

그는 자신의 말마따나 '대체로 감독의 것인 영화' 보다는 '일단 막이 오르면 온전히 배우의 것이 되는 연극' 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이번 영화는 크루엘라의 극단적인 성격 설정과 다채로운 의상 등으로 거의 연극무대처럼 느껴져 만족스러웠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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