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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계컴덱스2000] `닷컴은 가고 닷넷시대 막올라'

중앙일보

입력

모든 것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시대.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추계 컴덱스 2000 전시장을 둘러보면 한눈에 이런 느낌이 든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크레이그 먼디 수석 부사장이 최근 방한해 MS가 추진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닷넷(.NET)이 2∼3년안에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했지만, 추계 컴덱스 전시장에서는 그 말이 무색할 정도로 이미 닷넷은 우리의 안방을 요구하고 있다.

단순히 서버를 중심으로 콘텐츠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닷컴시대''는 가고 PC는 물론이고 PDA(개인휴대단말기), 휴대폰, TV, 카메라 등 모든 기기들이 유.무선으로 연결되는 `닷넷시대''가 온 것이다.

컴덱스의 백미인 IT거장들의 기조연설을 들어보면 약속이나 한 것처럼 네트워크를 역설했다.

휴렛팩커드(HP)의 칼리 피오리나 회장은 모든 사람과 장소, 사물들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세상인 이른바 `쿨타운''이라는 신조어를 회사의 모토로 내걸었다.

그는 자신이 추구하는 네트워크를 5가지로 요약했다.

`개인 창조성의 네트워크'', `기존 비즈니스 형태를 바꾸는 네트워크'', `무선 인터넷을 통한 네트워크'', `개개인에 충실한 네트워크'', `인간의 능력을 강화시키는 네트워크''가 그 것.

이러한 모토아래 PC, 프린터, 팩스, 카메라 등 모든 단말기를 인터넷으로 연결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우표나, 기차표 등을 굳이 나가서 사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연결된 프린터 등 각종 기기로 뽑아서 쓸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모든 기기를 네트워크로 통합해 이른바 `e-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이 회사의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다.

델 컴퓨터의 마이클 델 회장도 무선으로 노트북을 사용하는 것을 직접 시연하며 무선 인터넷을 통한 서비스를 한층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소개했다.

닷넷 프로젝트에 미래의 운명을 걸고 있는 빌 게이츠 MS회장의 연설은 두말할나위도 없이 시종일관 네트워크에 맞춰졌다.

이러한 IT거장들의 메시지는 컴덱스 참가 업체들이 선보인 제품들에 그대로 녹아들어 있다.

HP 전시장에는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면 컴퓨터 화면에 다양한 크기와 모습으로 편집되고 곧바로 고성능 프린터를 통해 사진처럼 인쇄된다.

국내에서도 최근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Voip(음성데이터통합) 기술이 이번 전시회에 대거 소개됐다.

국내 벤처기업인 애니유저넷이 선보인 IP를 이용한 무선인터넷 전화시스템은 일반 전화기를 이용해서 서울과 라스베이거스간 또렷한 음질로 통화가 가능하게 했다.

네트워크로 여러 기종의 기기들이 연결되다보니 기종간의 벽이 허물어지고 섞이는 현상이 뚜렷하다.

대만의 이노랩스사가 출품한 태블릿PC는 노트북만한 크기로 무선랜 표준인 `802.11''을 채택하고 있으며 PC카메라 기능이 내장돼 사물이나 사람을 녹화해 전송도 할 수 있다.

노키아사는 인터넷과 TV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정사각형 모양의 새로운 단말기를 선보였으며 휴대폰과 PDA가 결합된 제품들도 많이 등장했다.

오히려 전통적인 TV나, PC 등은 전혀 관심을 못끄는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미국의 유명 컨설팅 회사인 프라이스 워터 하우스 쿠퍼스의 수석 매니저인 재미교포 김기세(36)씨는 이에 대해 "무선(wireless) 인터넷이 모든 기기로 파고들면서 닷컴 시대는 가고 닷넷 시대가 왔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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