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밸리 벤처캐피털 투자 주춤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초부터 줄곧 증가해오던 미국 실리콘 밸리의 벤처 캐피털 투자액이 7분기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새너제이 머큐리지가 1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컨설팅 업체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조사 결과를 인용, 벤처 캐피털 업체들이 올 3분기에 3백79개의 신생 기업을 대상으로 총 69억5천만달러를 투자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두배 가량 증가한 것이지만 2분기(69억9천만달러)보다는 4천만달러 가량 줄어든 것이다.

첨단 산업의 요람으로 일컬어지는 실리콘 밸리의 벤처 캐피털 투자액은 닷컴 열풍 등에 힘입어 지난해 1분기 17억달러를 기록한 이후 줄곧 증가세를 보여 왔다.

PwC는 수익을 내지 못해 사이트를 폐쇄하는 닷컴 기업이 속출하는데다 증시 불안으로 주식공개(IPO)가 차질을 빚으면서 벤처 캐피털 업체들이 투자 기업들을 신중하게 선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자상거래.컨텐츠 관련 업체들이 전체 투자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7%, 2%에 그쳤다.

그러나 최근 수요 급증으로 호황을 구가하는 네트워크.통신 관련 업체들에 대한 투자는 계속 상승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리콘 밸리의 인터넷 네트워크 장비업체들은 3분기에 전기 대비 두배 가량 증가한 총 12억달러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실리콘 밸리의 투자액이 감소세로 반전하면서 미 전체 벤처 캐피탈 투자액도 지난 2분기의 사상최고치(1백98억달러)에서 1백76억달러로 줄어들었다.

PwC의 벤처 캐피털 조사담당국장 커크 월든은 "3분기 투자액이 통계상 전기보다 다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자금 조달에 성공한 기업이 30% 가량 증가한만큼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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