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희씨 유족 삼성 유산소송 가세…부인·장남은 “소송 참여 않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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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삼성가(家) 가족들 간 재산 소송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이병철 창업주의 장남 이맹희(81)씨와 차녀 이숙희(77)씨에 이어 이번엔 차남인 고(故) 이창희 새한미디어 회장 아들의 유족이 이건희(70)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냈다.

법무법인 화우는 이창희 회장의 차남인 고(故) 이재찬 새한미디어 사장의 부인 최선희(45)씨와 아들 준호(17)·성호(15)군이 이건희 회장과 삼성에버랜드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고 28일 밝혔다.

그러나 이재찬씨 유족이 소송을 낸 것과는 달리 그의 모친 이영자(75)씨와 형 재관(49)씨는 이날 변호인을 통해 “어떤 형식으로든 소송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유산 문제는 이미 정리된 것”이라며 “이날 제기된 소송은 우리의 뜻과 무관하다”고 했다.

화우에 따르면 최씨는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삼성생명 주식 45만4847주(452억원 상당) ▶삼성전자 보통주 및 우선주 각 10주를, 삼성에버랜드를 상대로 ▶삼성생명 주식 100주를, 그리고 양측에 각각 현금 1억원을 청구했다.

 또 아들 준호·성호군은 각각 이건희 회장에게 ▶삼성생명 주식 30만3231주(301억원 상당) ▶삼성전자 보통주 및 우선주 각 10주를, 삼성에버랜드를 상대로 삼성생명 주식 100주 등을 청구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최근 이맹희씨와 이숙희씨의 소송을 계기로 상속권이 침해된 사실을 알게 돼 정당한 권리를 되찾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건희 회장과 삼성 측은 “상속은 이미 오래전에 법적으로 종결된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이재찬씨는 새한그룹이 2000년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새한미디어에서 나와 TV프로그램 외주 제작업체를 경영했다. 그러다 46세이던 2010년 자신이 살던 아파트 입구에 떨어져 숨진 채 발견됐다. 그의 부인 최선희씨는 최원석(69) 전 동아그룹 회장(현 동아방송예술대 이사장)의 딸이다.  

삼성가의 소송은 이재현(52) CJ그룹 회장의 부친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지난달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7000억원대의 주식 청구 소송을 내면서 시작됐다. 한때 차명 관리된 유산이 있는 것을 알게 됐으니 이에 대해 법정 상속분을 넘겨 달라는 것이었다. 이어 이숙희씨가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1900억원대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은 모두 화우가 맡고 있다. 이건희 회장의 형제 중 장녀인 이인희(84) 한솔그룹 고문은 이건희 회장 지지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상속은 정리가 끝난 문제”라고 했다고 한솔그룹 측이 전했다.

채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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