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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달구는 브릿팝' 스파이스걸스 外

중앙일보

입력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둔 브릿팝 팬들은 오랜만에 자국 아티스트들의 약진에 열광하고 있다. 지난주 1·2위로 나란히 영국차트에 데뷔한 웨스트라이프, 스파이스걸스의 신보와 역시 2주째 5위권 안에서 선전하고 있는 블러의 베스트 앨범을 소개한다. 최근 국내에서 발매된 그룹 프로디지의 보컬 맥심의 첫 솔로 앨범도 살펴본다. 암울한 힙합, 강렬한 록을 가미한 댄스 리듬이 일품이다.

■ Forever/ Spice Girls

1990년대 후반 전세계를 사로잡았던 영국 출신 여성그룹 스파이스걸스의 새 앨범. 90년대 미국 흑인음악을 주도했던 지미 잼·테리 루이스와 로드니 저킨스 등 명프로듀서들이 대거 참여, 세련된 R&B를 기반으로 쉬운 멜로디의 듣기 편한 음악을 구사했다. 전곡에 멤버들이 작곡자로 나서 스파이스걸스만의 컬러도 살렸다.

스파이스걸스는 93년 뉴 키즈 온 더 블록, 테이크 댓 등 보이그룹의 성공에 염두를 둔 음반기획사의 모집광고를 통해 만들어진 그룹. 제작자와 멤버를 교체하는 우여곡절 끝에 96년말 발표한 첫 싱글 '워너 비'로 영국은 물론 미국시장까지 석권했다. 데뷔작〈스파이스〉와 이듬해〈스파이스월드〉는 3천5백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했다.

98년 이후 팀 내 주도권 다툼으로 제리 할리웰이 탈퇴하고 다른 멤버들도 솔로앨범, 결혼 등 각자의 활동에 전념해왔다. 3년간의 공백과 새 라인업의 부담을 안고 발표한 앨범인 만큼'음악적 성숙'과 함께 '멤버간의 화합'을 강조했다.

타이틀곡은 관능미 넘치는 R&B 댄스 '홀러'. 발표와 동시에 영국 싱글차트 정상을 차지하며 그간의 부진을 날려버렸다. 멜 B·멜 C·엠마 번튼·빅토리아 베컴 등 멤버들의 개성을 강조한 환상적인 뮤직비디오도 인기다.

■ The Best Of/ Blur

90년대 초·중반 브릿팝의 전성기를 구가했던 4인조 록밴드 블러의 베스트 음반. 삼십대 초반의 나이지만 이미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굴곡진 음악인생을 걸어온 이들의 작품을 총망라했다.

블러는 80년대 중반 대학동창 데이먼(보컬)
과 그레험(기타)
의 트윈 밴드 '세이무어'로 출발한 그룹. 이후 알렉스(베이스)
, 데이브(드럼)
를 영입 현재의 라인업을 갖추고 90년 첫 싱글 '쉬즈 소 하이'로 데뷔했다. 1·2집과 꾸준한 공연으로 명성을 쌓은 이들은 94년 3집〈파크라이프〉의 대성공으로 마침내 '브릿팝'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한다. 이들은 그해 브릿 어워드의 최고 앨범·싱글·비디오 상을 휩쓸었다.

블러의 성공은 같은 영국출신 밴드 오아시스와의 대결 구도를 낳았고, 음악성·대중성 모두 전작을 능가했다는 4집〈그레이트 이스케이프〉가 기대 이하의 결과를 보이며 침체 일로에 빠진다. 해체설에 시달리던 이들은 '브릿팝은 죽었다'는 명제와 함께 실험성 강한 동명의 5집〈블러〉를 발표하고 건재를 과시했다.

지난해 6집〈13〉의 세기말적인 사운드로 팬들의 기대에 부응한 이들은 베스트 앨범을 통해 제2의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긴 세월 흔들림 없이 지켜온 완벽한 팀웍, 참신한 음악적 시도가 돋보이는 신곡 '뮤직 이즈 마이 레이다'는 이들의 힘찬 행보를 예감하게 한다. 새 앨범에는 18곡의 싱글 모음 CD와 함께, 지난해 웸블리에서 열린 라이브 실황 CD도 담았다.

■ Coast To Coast/ Westlife

뛰어난 가창력으로 보이그룹의 새 기준을 제시한 웨스트라이프의 새 앨범. 앞서 소개한 두 팀 외에도 U2, 팻보이 슬림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을 제치고 당당히 1위로 영국 앨범차트에 데뷔했다.

아일랜드 출신의 5인조 웨스트라이프는 하모니를 강조한 감미로운 발라드로 주목 받은 그룹. 지난해 데뷔작〈웨스트라이프〉는 5백만장 이상의 음반판매고를 올렸고, 5장의 싱글을 모두 영국차트 정상에 올려놨다.

깊이 없는 달콤함으로 흔히 '버블껌(풍선껌)
' 뮤직이라 불리는 영·미의 기타 보이그룹들과는 차별화한 음악으로 팬들에게 어필한 것.

새 앨범 역시 16곡 중 13곡이 '사랑'과 '이별'을 주제로한 듣기편한 팝 발라드. 깊이를 더한 보컬과 화음으로 지루함을 날려버린다.

타이틀곡 '마이 러브'는 섬세한 오케스트라와 함께 흐르는 서정적인 멜로디가 귀를 사로잡는 곡. 머라이어 캐리와 함께 부른 필콜린스의 원곡 '어게인스트 올 오즈'는 지난 9월 이미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한 곡이다.

■ Hell's Kitchen/ Maxim

프로디지는 오아시스, 스파이스걸스 등과 함께 90년대 중반 미국에 대한 '제2차 브릿팝 침공'의 선두에 섰던 밴드. 댄스음악으로 출발했지만 얼터너티브 록과 하드코어, 테크노를 넘나드는 뛰어난 음악성으로 광범위한 팬들의 지지를 얻었다.

맥심은 강렬한 인상의 랩·보컬로 프로디지의 성공에 지대한 역할을 한 가수. 십대가 되기전 시를 쓰기 시작했고, 14살 때부터 댄스그룹의 MC로 나섰던 그는 음악적으로도 뛰어난 면모를 보여왔다. 지난해 첫 솔로 싱글 '마이 웹' 이어 선보인〈헬스 키친〉에서도 전곡의 작곡과 프로듀싱을 도맡아 해냈다. 이달 말 새 앨범 발표를 앞둔 그룹에서의 위치도 여전하다.

'다양성'을 강조한 새 앨범 역시 강렬한 록, 무거운 힙합 비트를 바탕으로 원숙한 보컬을 선보인다. '킬링 컬처'는 도전적인 랩이 돋보이는 곡. 매끄러운 스크래칭 사운드가 긴장감을 더한다. 이어지는 '카르멘 퀴지'는 함께 노래한 스킨의 보컬과 몽환적인 기타로 신비감을 살렸다.

Joins 김근삼 기자 <icoolcat@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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