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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 보금자리주택 마감재 '논란'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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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한기자]

“명품단지를 만들겠다더니 정말 싸구려 자재로 도배를 해놨네요.”(아이디 핸겸)

“90년대 초 주공아파트 느낌 그대로네요.”(아이디 막둥이마누라)

최근 서울 서초지구 보금자리주택의 샘플 주택이 공개되면서 보금자리주택 품질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 서초A2블록 보금자리주택 입주예정자 인터넷 게시판에는 이 샘플 주택의 실내 구석구석을 담은 14분가량의 동영상과 “보고 나니 품질이 너무 떨어진다”는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수십개 올라와 있다.

한 입주예정자는 “내부 인테리어가 너무 허접하다. 값싸 보이는 자재, 칼라, 조명. 저렴하게 보급돼서 그런가”란 글을 올렸고, 또 다른 입주예정자는 “애초에 모델하우스를 만들지 않은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냐”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 아파트 입주예정자회 부회장은 도어록, 현관, 거실 곳곳의 내부 마감재 사진을 하나하나 찍어 다른 아파트와 비교하기도 했다. 그는 “저급 자재라고 해도 인테리어의 기본인 마감재의 색체 조합도 제대로 안 나오는 시안으로 만들었다”며 “우리의 권리를 우리가 직접 찾자”며 집단 대응을 촉구했다.

입주예정자들은 실제로 창호와 주방기구 등을 바꿔 달라며 LH에 집단 민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를 본 다른 보금자리주택 당첨자들도 품질에 대한 우려감을 키우고 있다.

분당에서 타일 및 위생기구 장사를 하고 있다는 서울 세곡2지구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 당첨자는 “보통 양변기 2개에 40만~50만원인데 LH는 15만~18만원짜리를 쓰고, 25만~35만원 하는 판넬 샤워기를 쓰는 대신 저급한 15만원 전후 해바라기 샤워기를 쓴다”며 “다른 곳도 저급한 마감재 때문에 걱정”이라고 주장했다.

원흥지구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 당첨자는 “강남이 저 정도면 다른 곳은 어떻겠느냐”며 “마이너스 옵션이 필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금자리주택 품질에 대한 우려는 분양 때부터 없지 않았다. 당초 분양가가 강남은 주변 시세의 50%, 다른 지역은 70% 수준으로 저렴하게 분양함에 따라 건축비를 낮출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 서초지구 보금자리주택 입주예정자들은 ‘저질 마감재가 웬말이냐? 건축비 공개하라’, ‘LH사장님, 명품 주거단지 만든다면서요?’, ‘반값 아파트, 품질도 반값이냐?’ 는 등의 내용이 담긴 플랭카드를 우면산 터널 고가에 내걸어 놓았다.

LH, “싸구려 이미지는 편견일 뿐”

하지만 LH는 이런 보금자리주택 품질에 대한 평가는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일축한다. 시방서 기준에 따라 마감재 및 각종 자재를 사용했고 민간 건설사와 비교해서 전혀 뒤지지 않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LH 강남사업본부 전흥철 차장은 “사전예약 때 공개했던 사이버 모델하우스와 설계도면에 따라 정해진 사양에 맞춰 공사를 하고 있다”며 “어두운 조명 아래서 찍은 동영상과 몇몇 사진을 보고 품질이 떨어진다고 주장하는 것은 전혀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LH에 따르면 서초지구 보금자리주택은 단열재를 기존 주택보다 30~50mm 더 늘려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친환경 주택으로 짓고 있다. 고기밀 창호, 고효율 기자재, 대기전력 차단 장치, 고효율 조명기구 등을 사용해 표준주택대비 에너지를 25%나 절약할 수 있다. 

친환경 마감자재 품질은 모두 최우수 등급 이상으로 선택했다.

바닥 완충제도 좋은 것을 써 층간 소음 기준이 국내 최고 수준인 2등급까지 높였다.

전 차장은 “중소기업 제품을 주로 쓴 것은 사실이지만 모두 품질인증을 받은 것들”이라며 “보금자리주택의 품질이 떨어진다는 것은 단순한 편견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LH는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이른바 상생경영 법에 따라 건축 가구류 외 190개 항목에 한해 중소기업 제품을 우선 선택하고 있다.  


한편, LH는 보금자리주택 품질 향상을 위해 지난 2010년 ‘보금자리주택 품격 향상 방안’ 대책을 내놓고 ‘실용적인 보금자리’, ‘함께 살아가는 보금자리’, ‘에너지를 절약하는 녹색 보금자리’ 등 3가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 서초보금자리지구 A2블록 공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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