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친환경 교육 전세계에 알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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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11회 IAEC 세계총회 시장단 원탁회의가 열리고 있다.

 #1. 아르헨티나는 한반도의 13배나 되는 땅을 갖고 있지만 이중 절반 이상( 1억7700만㏊)이 농지다. 이 나라의 3대 도시이자 최대 곡물 수출항이 있는 로사리오는 대표적인 농업도시다. 로사리오는 10여년 전부터 도시내 공공용지와 짜투리 땅을 텃밭으로 만드는 사업을 해왔다. 거리의 노숙자 등 일자리가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일거리를 제공하고 여기서 생산한 콩 등 농산물은 인근 학교에 친환경 급식 재료로 납품하면서 일석 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2. 브라질 상파울루는 1100만 인구가 사는 남미 최대 도시다. 하지만 2006년 이전엔 이 도시의 빈민가에서 학교가는길은 위험했다. 가로등 없는 좁은 골목에선 각종 범죄가 수시로 발생했다. 대상은 주로 학생들이었다. 상파울루시는 등굣길만이라도 깨끗하게 만들어 청소년들이 범죄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사업을 펼쳤다. 그 결과 지금은 범죄 발생률이 크게 줄었다.

 오는 4월 25일부터 경남 창원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국제교육도시연합(IAEC) 세계총회에서는 이처럼 각 도시의 교육 우수 사례가 발표된다. 각 도시들이 공간이나 시설을 활용해 교육 환경을 개선한 사례를 전 세계 회원도시로 확산시키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이 행사를 ‘교육축제’라고 부르는 이유다.

 총회는 크게 본회의, 워크숍, 프리젠테이션과 한 차례의 시장단 원탁회의로 나뉜다. 각 도시의 사례는 워크숍과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발표되는데 인간과 자연의 조화, 사회정의·교육·녹색도시, 기후변화와 교육도시 등 3가지 주제로 묶어서 논의한다. 본회의와 시장단 원탁회의에서는 토론을 통해 공감대가 형성된 사례 중 선언문에 담을 내용을 최종적으로 가리게 된다.

 창원시는 이번 총회를 통해 도시 전체가 ‘친환경 교육의 장’이라는 인식을 전세계에 확산시키는 계기로 삼을 계획이다. 환경올림픽인 람사르총회 유치 이후 창원시는 ‘누비자 시스템’과 ‘탄소포인트제도’를 통해 사람과 도시가 자연과 함께 공존할 방안을 모색해 왔다. 그 성과를 이번 총회에서 적극적으로 부각시키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는 지난 2008년 10월 국내 최초로 공영자전거인 ‘누비자(누비다+자전거)’ 시스템을 도입했다. 시 전역 230곳에 자전거 터미널을 설치해 3000대의 자전거로 시민들이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현재 누적 회원만 11만명, 하루 이용객 수가 2만명이 넘는다. 여기다 가정과 기업에서 전기를 절약하면 돈으로 되돌려 주는 ‘탄소포인트’ 제도를 도입했다. 이밖에 다양한 저탄소 녹색도시공간을 만드는 사업도 함께 해오고 있다.

 특히 창원시는 1995년 전국 최초로 ‘평생교육원 설치운영조례’를 제정한 뒤 시민 모두가 평생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도 펼쳐왔다. 109만명이 넘는 시민 중 50만명이 해마다 읍·면·동 주민자치센터나 경남대와 창원대 등 6개 평생교육원 등에서 싼 수강료로 헬스와 요가, 서예, 풍물 등 다양한 교육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는 창원시가 지난 2006년 IAEC 회원도시로 가입한 뒤 6년만에 아시아권 첫 총회를 유치하게 된 밑거름이 됐다.

 시의 준비 작업은 막바지다. 이날 현재 30개국 193개 도시가 참가를 확정했다. 이 중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브라질 소로카바, 일본 사이타마 시장 등 88개 도시는 시장이, 스웨덴 예테보리, 프랑스 생에 띠엔 등 13개 도시는 부시장이 참석한다. 이들이 머무를 창원지역 호텔과 모텔 등 600여개의 객실준비도 완료된 상태다. 지난 2월 16일 서울 예술의 전당을 시작으로 3월 3일(서울 세종문화회관), 3월 23일(서울 세종문화회관), 4월 25일(창원 성산아트홀) 등 4차례에 걸쳐 총회 성공 개최를 위한 콘서트도 열리고 있다.

위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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