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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명이 택했다, 봄맞이 남원 수학여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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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21일 전북 남원시 산곡동 중앙하이츠콘도 주변 교룡산성 운동장은 종일 왁자지껄한 웃음과 함성소리가 넘쳤다. 조선대학교 중국어문화학과가 신입생 환영회를 겸한 학과생 단합대회를 열었기 때문이다. 130여명의 학생들은 닭싸움과 발목 묶고 달리기, 단체 줄넘기, 줄다리기 등을 하면서 선후배 간 우의를 다졌다. 같은 학교의 신재생학과 학생 80여명도 이날 밤 콘도 주변에서 야외 바베큐 파티를 했다. 박상원 조선대 중국어문화학과 회장은 “광주에서 30~40분 거리로 가깝고 지리산·둘레길 등이 좋아 남원을 단합대회 장소로 택했다”고 말했다.

 이 콘도에는 22일 하루에만 조선대 외에도 4개 대학의 학생들이 왔다. 군산대는 4개 학과, 광주 동강대는 3개 학과에서 온 각각 450명의 학생이 숙박했다. 또 충남 건양대와 광주 남부대에서 각각 150명이 왔다. 150여개의 객실은 한 방에 10여명씩, 총 1500여명의 대학생들이 북적거려 대학의 캠퍼스를 옮겨 놓은 듯한 분위기였다. 이 콘도의 조일현 영업부장은 “2~3월이면 대학생들의 MT(단합대회) 문의 전화가 하루에 수십통씩 쏟아진다. 날씨가 따뜻해지는 4월부터는 중·고생들이 몰려 온다”고 말했다.

 춘향고을 남원이 ‘학생 단합대회와 수학여행 1번지’로 떠오르고 있다.

 22일 남원시에 따르면 올 들어 벌써 80여개 대학교에서 2만여명이 다녀갔다. 4~6월 숙박업소를 예약한 초·중·고 학생은 70여개 학교 3만2000여명에 이른다. 남원시는 올해 7만~8만명의 초·중·고·대학생이 방문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는 4만여명, 2010년에는 3만4000여명이 왔다.

 학생들이 러시를 이루는 것은 지리산을 끼고 있어 자연환경이 수려한 데다 관광지·유적지 등 볼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광한루를 중심으로 한 춘향테마파크와 국악의 성지, 혼불 문학관, 황산대첩비 등은 국악·전통문화의 테마 여행지로 안성맞춤이다. 학생들이 판소리·사물놀이를 배우고 활쏘기도 할 수 있다. 숙박업소가 많은 것도 장점이다. 중앙하이츠 외에 켄싱턴·일성·토비스 등 모두 4개의 콘도가 있어 4000~5000명이 한꺼번에 묵을 수 있다. 남원은 호남권 중심부에 위치해 전남·북 어디든 1~2시간이면 갈 수 있어 접근성도 뛰어나다.

 전북도도 ‘2012 전북방문의 해’를 맞아 수학여행단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달 서울시·경기도 교육청과 수학여행 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22일에는 부산·경북 교육청과 수학여행·현장체험 학습 지원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환주 남원시장은 “학생들을 위한 야간 문화공연과 댄스·코믹·과학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등 학년별·계절별 맞춤 코스를 개발하고, 숙박 편의시설을 확충해 2~3년 내에 ‘수학여행 연간 10만명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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