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두뇌 이탈 막아라"

중앙일보

입력

미국과 유럽이 아시아의 고급 정보기술(IT)인력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 각국이 IT 인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제도적 정비를 서두르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아시아 각국은 우수 인력을 빼앗길 경우 21세기 정보화 사회에서도 계속 후진국으로 머물 수 밖에 없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이 때문에 자국 인력의 유출을 막는 것은 물론 인접한 다른 나라의 전문 인력을 빼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미국과 함께 국가경쟁력 1.2위를 다투는 싱가포르는 최근 IT 인력 확보를 전담할 정보개발청(IDA)을 설치했다.IDA는 전문 인력에 대한 처우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매년 약 1만명에 이르는 IT 인력 부족분 가운데 절반을 외국에서 유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 첫 작업으로 매년 인도의 IT 인력 1천명을 공급받는 내용의 장기계약을 인도의 인력청(NITT)과 체결했다.

싱가포르 일부 기업들은 고급 인력 확보 및 고용 비용으로 예산의 60~70%를 지출하고 있다. 아시아 최고의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있는 인도는 IT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2008년까지 2백20만명의 고급 인력이 더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매년 20만명씩 배출하는 전문 인력을 2005년까지 50만명 선으로 늘릴 계획이다.

올해에만 1만5천명의 인력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말레이시아도 외국 인력에 대한 적극적인 이민.귀화 정책을 펴고 있다.

이와 함께 외국에 진출해 있는 자국 IT 인력의 귀국을 유도하는 정책도 병행하고 있다. 현재 싱가포르의 전체 IT 인력 가운데 절반이 말레이시아인이다.

중국은 전국 1백개 대학에서 고급 IT 인력을 집중 육성하는 내용의 ''프로젝트21'' 계획을 마련해 시행중이며, 홍콩 역시 IT 인력 육성 5개년 계획을 발족시켰다.

태국은 세계은행 컨설턴트의 권유에 따라 동유럽의 IT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이들에 대한 무비자 취업을 추진중이다.

한편 미국정보기술협회(ITAA)는 2002년까지 전세계 IT 인력 부족분은 유럽과 미국에서만 2백만명에 이르며, 아시아 등 기타 지역까지 포함하면 3백만명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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