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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가을의 전설' 쓰는 조계현

중앙일보

입력

'팔색조' 조계현(두산.사진)이 쓰는 '가을의 전설' 이 진정한 전설로 남을 것인가.

조계현은 국내 프로야구사에 남을 만한 주인공이다. 특히 한국시리즈에서 그의 활약을 돌아보면 단기전 최고의 승부사로 꼽힐 만하다.

해태 시절 다섯차례를 포함, 올해 여섯번째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조계현은 결정적인 순간에 팀을 살려냈다.

▶1993년 10월 24일 - 스물아홉의 기백

단기전의 명수 해태가 삼성의 패기에 눌려 1승1무2패로 뒤진 채 5차전을 맞았다. 조계현이 해태의 운명을 짊어지고 선발로 나섰다. 삼성의 성준을 상대로 9이닝 2실점 완투승. 그것도 9회초 2사 후 4 - 0으로 승부가 사실상 결정된 상황에서 이만수에게 2점 홈런을 맞아 실점했다. 조계현의 어깨는 해태가 한국시리즈 사상 가장 위험했던 상황에서 호랑이 굴을 굳건히 지켰다.

이날 승리로 해태는 2승1무2패로 균형을 맞췄고 이후 2연승을 거둬 통산 일곱번째 우승컵에 입맞춤했다.

▶1996년 10월 22일 - 서른 둘의 절정

노련한 해태가 패기의 현대를 만나 고전했다. 2승2패로 팽팽히 맞서던 5차전이었다. 해태는 4차전에서 현대 정명원에게 노히트 노런이라는 치욕을 당하며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5차전 승리팀이 우승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조계현이 마운드에 올랐다. 절정의 구위를 뽐내며 7이닝 동안 1실점한 조계현의 호투에 힘입어 해태는 현대를 3 - 1로 뿌리쳤고 이튿날 이강철을 내세워 결국 4승2패로 우승했다. 조계현과 맞붙었던 상대 투수는 패기의 에이스 정민태였다.

▶2000년 11월 3일 - 황혼의 서른 여섯

두산으로 팀을 옮긴 조계현의 진가가 드러난 4차전. 현대에 3연패를 당한 두산이 그대로 주저앉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더구나 상대는 현대 투수 가운데 가장 구위가 뛰어나다는 다승왕 김수경. 그러나 조계현은 7이닝 무실점으로 현대 타선을 틀어막아 두산은 6 - 0으로 완승을 거두고 불씨를 살려냈다. 분위기를 살린 두산은 내리 3연승을 거뒀고 조계현은 '전설' 의 완결편을 위해 7차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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