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경기불안 타고 M&A설 '솔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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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할인점 등 대형 유통업체 사이에 인수합병(M&A)설이 확산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기불안, 기업퇴출 등 경제 전반에 걸쳐 '악재'가 쏟아지면서 대형 유통업체들 사이에 자구책 차원에서 인수합병을 모색하고 있다는 '설'이 조심스럽게 퍼지고 있다.

인수의 주체로 떠오른 업체는 자금력이 풍부한 롯데. 롯데그룹이 최근까지 신격호(辛格浩) 그룹 회장의 지시로 4천500억원에 이르는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준비해 왔다는 사실은 업계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일각에서는 이 자금의 용도에 대해 경쟁업체와의 '빅딜'을 위한 자금이 아니라 내년 민영화를 앞둔 포철 지분 참여와 카드 사업 진출을 위한 준비자금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인수합병 시장에 휘말려든 업체는 롯데외에 현대, 신세계 등 이른바 백화점 업계 '빅3'가 모두 거론되고 있다.

현대는 자금 확보를 위해 공사가 지지부진한 목동점과 미아점을 매각하고 신세계의 경우 매출이 부진한 미아점과 영등포점을 롯데에 넘기는 대신 할인점 마그넷을 인수한다는 소문에 휩싸여 있다.

신세계의 경우 내년부터 사명을 ㈜신세계로 바꿔 백화점에 국한됐던 이미지를 바꾸려는 점도 이런 소문에 근거를 더해주고 있다.

이 외에도 신세계의 경방필백화점 인수설, 미국계 할인점 월마트의 킴스클럽 인수설은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난 상태다.

그러나 신세계는 경방필에 1천억원 이상을 투자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월마트 역시 킴스클럽 화정점 등 2개점을 인수키로 결정해 놓고도 앞뒤를 재고 있어 실제 인수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그러나 이같이 무성한 인수합병, 빅딜 설에 대해 당사자들은 전면 부인하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현대측은 현대건설 사태를 고려해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더라도 목동점과 미아점은 예정대로 개점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 역시 할인점 이마트보다 매출이 부진한 마그넷을 인수해가며 백화점 일부를 넘긴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최근 확산되고 있는 빅딜, 인수합병 설에 대해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가라앉아 업계가 침체되다보니 일부에서 빅딜, 인수 합병설이 흘러나오고 있다"며 "일부 근거있는 분석도 있지만 실제 뚜껑은 열어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채삼석.이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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