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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취업박람회, 구직자 긴 행렬 이어져

중앙일보

입력

부실기업의 퇴출이 진행되는 가운데 국내 처음으로 열린 외국기업 취업 박람회에 구직자의 긴 행렬이 이어졌다.

미국상공회의소(AMCHAM)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공동 주최하고 중앙일보가 후원해 4∼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에서 열린 ‘미래의 동반자 재단 2000’ 취업박람회.

미국·프랑스·이탈리아·호주 등 다국적기업은 물론 LG그룹·한글과컴퓨터 등 국내 대기업과 벤처업체도 참여한 다국적 취업 한마당으로 열기가 뜨거웠다. 이틀 동안 이곳을 찾은 구직 희망자는 3만여명. 첫날인 4일 개막 한시간 전부터 5백여명이 줄을 서 기다렸다.

15명 정도의 기술개발 인력을 뽑을 계획으로 참가한 온라인 엔터테인먼트업체 사이먼㈜의
양연식 전략기획팀장은 “5백여명의 지원자가 몰린데다 관련 기술은 물론 외국어 실력이 수준급이라 누구를 뽑아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테크노경영대학원 졸업생들은 전공과 경력 등을 두꺼운 책자로 만들어 행사 참가 회사에 돌리기도 했다. 졸업을 앞둔 대학 4학년생이 많았지만 직장에 다니는 30∼40대 회사원과 주부도 문에 띠었다.

3일 발표된 퇴출 기업 출신이라는 최모(34)씨는 “영어 구사와 마케팅 경력을 사줄 외국기업에 지원하려고 왔다”고 말했다. 주부 윤미영(29)씨는 “웹마스터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외국 기업을 원한다”면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남편도 관련 외국기업에 원서를 내려고 함께 왔다”고 말했다.

미국은 물론 호주·우즈베키스탄인 등 한국에서 직장을 찾는 외국인들도 행사장에 나왔다.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졸업반인 프랑스 출신 버지니 그르젤지크(23·여)씨는 “인사 업무 관련 직종을 찾고 싶다”며 “외국 기업들이 생각보다 많이 참여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4일 오전에는 서울 신림동 미림여자전산고교 2학년 학생 1백30여명이 버스를 대절해 내년 취업에 대비한 예행 연습을 했다.

당초 매장을 찾는 시민에게 커피 시음 서비스를 하기 위해 참여한 미국계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사는 구직 희망자의 열기에 밀려 즉석에서 입사 지원서를 접수했다.

다임러크라이슬러 코리아·한국P&G·시티뱅크·코스트코·LG그룹 등은 1천여장의 회사설명서와 입사원서가 행사 첫날 오전에 동나기도 했다.

인재를 찾으려는 참여 기업의 노력도 대단했다.브리시티 아메리칸 타바코 코리아의 존 A테일러사장,클라크머터리얼핸들링아시아의 콘스탄틴 존 나왈나미액 부사장 등 외국인 경영진들이 행사기간 내내 회사 부스 주변에서 직접 회사 설명과 입사원서 작성요령 등을 설명했다.

미국계 소프트웨어 전문업체인 오라클은 행사장에 ‘온라인 입사 지원서’코너를 마련했다.

이 회사 권남건 기술기획팀장은 “노트북 컴퓨터 원서접수 창구를 마련,부스를 찾는 구직 희망자들이 따로 원서를 쓸 필요 없이 컴퓨터 양식에 맞춰 입사 지원서를 입력할 수 하도록 별도의 기술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코파네트 등 행사에 참여한 온라인 인력 중개회사들이 이틀동안 e-메일로 접수한 이력서와 구직희망서가 2만여건에 이르렀다.

이 회사 성연경 실장은 “행사가 끝나도 오는 30일 까지 인터넷을 통해 입사 지원서를 받을 예정”이라며 “1천여개 AMCHAM 회원사에 입사원서 내용을 개방해 1천3백명의 구직 희망자들이 이번 행사와 별도로 직장을 찾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취업박람회와 함께 구직 및 외국기업 입사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아이다 삭스 주한미상의 인력관리위원회 공동위원장은 “3백50석의 좌석을 꽉 채우고도 모자라 1백명 이상이 선 채로 들었다”고 청강 열기를 전했다.

내년 초 한국 진출을 앞두고 박람회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미국계 IT업체 텔레텍홀딩스사의 에드워드 롬슨 부사장은 “마케팅·영업 등 전 분야에 걸쳐 3백명 이상을 뽑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5일 오전에는 의원들과 함께 서영훈 민주당 대표가 찾아와 현장의 열기를 함께 느겼다.

주한미상의는 취업박람회 기간를 전후해 1천여명이 직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연말까지 온라인 접수를 통한 수시 채용 인원까지 합치면 3천여명이 취업 기회를 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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