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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상용차 직원들 왜 분노 하는가

중앙일보

입력

청산의 길을 걷게 된 삼성상용차의 직원들이 퇴출결정에 대해 크게 분노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일부 흥분한 직원들은 생산 트럭 7대를 불태우며 경영을 포기한 삼성측과 퇴출을 결정한 채권단을 싸잡아 비난하는 등 강경투쟁에 나섰다.

이들은 먼저 삼성그룹의 상용차에 대한 경영 포기방침에 따라 결국 청산의 길을 걷게됐다는 점과 고용보장 대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은데 대해 분노하고 있다.

특히 출범 초기 부산에 승용차 공장을 건립하면서 그룹의 모든 지원이 승용차로 집중된데 비해 상용차에는 최소한의 투자만하고 있다가 여건이 좋지 않자 포기해 버린 것으로 직원들을 말하고 있다.

삼성상용차는 지난 95년 성서 3차단지 18만여평을 분양받아 오는 2002년까지 2조원(대구시주장)을 투자해 연간 20만대 생산능력을 갖춘 종합 상용차 생산 메이커로 만들겠다는 마스터플랜을 제시했었다.

그러나 삼성은 지금까지 상용차에 당초 계획 투자액의 31%에 불과한 6천3백여억원밖에 투자하지 않았다고 대구시는 밝혔다.

최근 경영위기와 함께 퇴출설이 나돌자 직원들은 지난달 27일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당초 삼성측이 약속한 20만대 생산규모의 투자 이행을 요구했다.

직원들은 또 지역 경제 회생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 대구시가 상용차의 경영위기를 방관하고 있는 것은 시민들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주장했다.

삼성그룹의 반응이 없자 직원들은 전면파업에 돌입했으며 삼성상용차의 위기는 전적으로 정부와 삼성그룹의 무리한 구조조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하며 경영정상화를 촉구하는 집회를 갖는 등 퇴출을 막기위해 안감힘을 기울였다.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 끝내 빚 잔치만 남아있는 청산기업으로 전락하게 되자 전 직원들은 크게 허탈해 하며 그룹측과 당국을 원망하고 있다.

한 직원은 그룹측이 벌써부터 경영 포기를 내부적으로 결정하고 2차 구조조정과정에서 자연퇴출을 예견하면서도 직원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 한마디 없이 공장의 문을 닫게 된 처사에 대해 다수 직원들이 흥분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그룹측이 직원들을 계열사에 수용한다는 계획도 삼성이 지금까지 해온 처사로 미루어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여 불신이 깊은 실정이다.(대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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