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입·대입 학생부 반영 제대로 이해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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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는 고교·대학입시에서 활용되는 서류 중 가장 객관적인 지표로 평가 받는다. 고교입시에서 자기주도학습전형이 확대되고, 대학입시에서 입학사정관제가 정착되면서 학생부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전문가들은 “수상경력·특별활동·교외체험학습·교과학습발달과 같은 학생부 내 항목들 사이 진로·진학계획과 맞물린 활동이력이 일관되게 이어지고 있는지 꼼꼼하게 점검해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학생부에 기록 가능 한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올바른 기록방법은 무엇인지 학생부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학생부는 크게 내신성적으로 알려진 교과영역과 비교과영역으로 나뉜다. 수상경력, 자격증·인증 취득 상황, 창의적재량활동, 특별활동상황, 교외체험학습상황, 독서활동상황 등을 비교과영역이라 부른다. 학생부 상 10번 항목에 해당하는 교과학습발당상황 하단에 기록하는 세부능력·특기사항과 12번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도 담임·과목교사가 학생의 교내·외 활동을 바탕으로 평가를 기록하기 때문에 비교과 영역으로 분류할 수 있다.

 학생부의 기록 내용을 놓고 학생·학부모·교사가 모두 혼란스러워하는 부분은 교외활동의 기록 허용범위와 방법이다. 수상기록, 자격증·인증 취득, 교외체험학습과 관련된 기록들이다. 2010년까진 교과와 연관 없는 교과부·교육청 주관 대회, 학교장 추천을 받고 학교대표로 참가해 수상한 대회 등 일부 교외대회에 대해 기록을 허가했었지만 지난해부턴 모든 교외대회 기록이 금지됐다. 토익·토플, 한국사검정시험과 같은 각종 인증시험도 기록하지 못한다. 교외체험학습도 사교육유발 효과가 높다고 판단되거나 내용이 불명확한 체험학습에 대해 교사가 기록을 거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진로·적성 계발 활동의 일환으로 참가했던 모의국제회의?토론대회?로봇경진대회와 같은 교외 활동들은 어떻게 기록해야 할까. 조효완 서울과기대 입학사정관 실장(전 서울진학지도협의회 회장)은 “수상실적기록 여부에만 초점을 두지 말고 진로·진학계획과 관련된 내 활동이 학생부 내 각 항목에서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는지 전체 흐름을 봐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이어 “각 항목에서 대회수상실적을 직접 거론할 순 없지만 진로·적성계발을 위한 노력의 과정 중 하나로 서술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A라는 대회에 참가했다’는 식의 단순기록 방식을 벗어나 활동의 계획·과정·변화·발달·과제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포함되도록 기록하라는 설명이다.

 과목·담임교사가 충분한 분량의 평가를 기록할 수 있는 교외체험학습상황, 특별활동상황, 교과학습발달상황이 이런 기록을 남기기에 좋다. 특히 교과학습발달상황 항목은 학생의 진로·진학 계획과 관련된 교과목의 학습발달상황과 관련 교내?외 활동을 연계해 기록할 수 있기 때문에 노력과 성장 과정을 잘 보여줄 수 있다.

 경희대 임진택 책임입학사정관은 “과거 대학들이 교외대회 등 외양적인 스펙에만 의존했다면 최근엔 생활기록부 내 여러 항목이 지원학과와 관련한 진로·적성계발활동으로 일관되게 연결되는지를 평가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물리학과를 지원한다면 교과영역에선 수학·과학 성적이 우수함을 보여주고, 비교과 영역에선 과학과 연관된 체험·교내대회·동아리활동 등이 어울려야 된다는 것이다.

 진로지도상황도 점검해봐야 할 중요한 항목이다. 본인의 진로희망과 특별·체험활동기록 사이 연관성이 심하게 떨어진다거나 갑자기 진로희망이 바뀔 경우 충분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생활기록부의 모든 기록은 다음 학년에 올라가기 전 2월까지만 수정·보완이 가능하다. 서울 진선여고 정극상 진학지도부장은 “학년말 학생부기록이 완료되면 본인의 학생부 기록을 열람해 볼 수 있다”며 “이 때 부모님과 함께 꼼꼼하게 검토해보고 수정·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교사와 상담을 거쳐 수정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정현진 기자 correctroa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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