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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산업구조 대대적 개편

중앙일보

입력

북한이 지난달부터 김책(金策)제철.무산광산 등 간판급 산업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개편 작업을 추진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북한은 정부조직 형태를 띠고 있던 경공업 부문의 '관리국' 을 외형상 사적(私的)경영조직 형태인 '연합회사' 로 이름을 바꿔 대외무역 활성화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정보분석실이 파악한 북한의 공장.기업소 조직개편과 명칭변경은 금속공업.기계공업.발전소.화학공업.광업.임업.경공업 등 7개 분야에 걸쳐 18곳.

가장 큰 특징은 지난 1월 산업구조 개편 이전 '연합기업소' 로 불리던 곳 중 상당수가 9개월 만에 당시와 같은 명칭으로 환원했다는 점.

김일성(金日成.94년 7월 사망)주석이 생전에 정상 가동 여부를 매일 챙겼다는 김책제철소가 '김책제철연합기업소' 로 바뀐 것을 비롯, ▶황해제철소▶천리마제강소▶대안중기계공장▶낙원기계공장▶북창화력발전소▶평양화력발전소 등 중공업 시설이 다시 연합기업소로 불리게 됐다.

홍성국(洪性國)통일부 경제과학 담당관은 30일 "그러나 과거 종합기업소였던 '승리자동차공장' 이나 '금성뜨락또르' (트랙터)공장은 그대로 공장.기업소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고 말했다.

'북창탄광' 을 비롯한 광업.임업 부문의 업체들도 올초 '연합기업소' 에서 '관리국' 으로 바뀌었다가 이번에 '연합기업소' 로 다시 돌아갔다.

또 수력발전의 경우 각 지역에 '수력발전연합회사' 를 새로 만들어 산하 발전소를 관리토록 했고, 화력발전소는 연합기업소로 복원했다.

북한이 김책제철 등 특급 기업소의 조직을 다시 바꾼 것은 규모가 크고 다른 산업과의 연관성.의존도가 높아 단일공장 형태보다 연합적 관리 운영의 이점이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연초의 조직개편이 생산 전문화 등 긍정적 측면보다는 기업의 집단 이기주의 등 부작용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은 때문으로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통일부는 "연합기업소 제도의 복원은 경직된 북한 사업조직에 대한 구조조정이 그만큼 어렵다는 점을 방증한다" 면서 "향후 북한이 국제 경제환경에 부응하는 산업조직 개편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고 분석했다.

◇ 연합기업소란=지리적으로 서로 가깝고 생산과정의 연관성이 있지만 생산 품목이 다른 여러 공장.기업소를 하나의 경영단위로 통합한 조직. 이에 반해 '종합기업소' 는 같은 종류의 제품을 생산하는 조직을 통합한 경우.

또 '연합회사' 는 동일 업종의 공장.기업소를 묶어 판매.수출.원자재 조달을 공동으로 수행하는 경우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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