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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비운의 역대 삼성 감독

중앙일보

입력

김용희감독이 사퇴의사를 밝힘에 따라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또 한번 '감독의 무덤'이라는 악명을 확인했다.

김감독의 사퇴로 삼성은 감독대행 2명을 빼고도 11번째 감독을 맞게 됐으며 이는 18년 시즌 동안 1년8개월마다 1명씩 감독을 갈아치운 셈이다.

프로야구 8개 구단은 어느 곳이나 '성적부진'을 이유로 감독을 수시로 교체해왔지만 삼성이 유난히 두드러져 보이는 것은 계약기간을 채운 감독이 2명에 불과한데다 재계약에 성공한 감독이 전무하다는 점 때문이다.

신병으로 1년여만에 중도 하차한 초대 서영무감독을 제외하고 9명의 감독은 모두 '성적부진'을 이유로 사실상 구단에 의해 목이 잘린 케이스.

제2대 이충남감독은 5개월동안 31승36패의 성적을 거두고 지휘봉을 빼앗겨 역대삼성 감독 가운데 최단명 기록을 갖고 있다.

박영길(87∼88시즌), 정동진(89∼90시즌), 김성근(91∼92시즌), 백인천(96∼97시즌), 서정환(98∼99시즌) 등 5명의 감독도 페넌트레이스에서 성적이 나쁘거나 포스트시즌의 충격적인 패배에 발목이 잡혀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그나마 삼성감독으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김영덕감독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놓친 데 따른 책임론으로 재계약에 실패했다.

특히 삼성은 그동안 선수 쇼핑과 함께 '감독 스카우트'에도 골몰해 '지도력이 뛰어나다'고 알려진 지도자 치고 삼성 감독을 거쳐가지 않은 감독이 없다시피하다.

올해도 김용희감독의 후임으로 해태 김응용감독과 함께 이광환 전 LG 감독이 거론되는 것은 둘다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이기 때문이다.

'영원한 우승 후보' 삼성의 전력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어내지 못한 감독들의 변은 다양했지만 툭하면 감독을 갈아치우는 삼성의 구단 운영은 프로야구 18년 역사에 독특한 '삼성문화'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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