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메이커 제휴상품 개발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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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체와 제조업체가 아이디어를 교류해 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할인점 신세계 이마트는 최근 빙그레, 제일제당, 종근당 등 식품 및 약품 제조회사와 손잡고 기존 상품의 용기 포장 방식을 바꾸거나 신제품을 공동 개발하는 작업에 본격 나섰다.

빙그레가 개발한 막대형 아이스크림 '메로나'를 지난 여름 1천㎖ 용량의 떠먹는 아이스크림으로 바꾼 것도 이마트 담당구매자의 작품이다. 처음 이 제안을 받은 빙그레측은 사장단 회의까지 열 정도로 고민했지만 이마트에서만 월매출 8천만원을 올려 '떠먹는 메로나'는 시장에서 자리를 잡았다.

제일제당에서 판매해왔던 '스팸'을 냉장 보관이 가능한 프리미엄 햄인 '이 햄'으로 개발한 것도 이마트 담당자의 아이디어다.

제일제당의 '스팸'은 캔에 담아 상온에서 보관하는 상품으로 신선 식품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가공식품이었지만 고급 햄 형태로 포장과 내용물을 바꿔 월평균 4천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사탕 형태의 어린이용 영양 식품인 '꼬마장군'도 이마트 구매담당자가 아이디어를 내고 제약회사인 종근당, 식품제조회사 청우식품이 공동 개발한 상품이다. 의약품으로 허가받은 영양제와 비슷한 성분을 담고 있으면서 식품으로 허가받았기 때문에 가격도 기존 영양제보다 저렴하다.

이 제품은 지난 7월 출시된 후 월 평균 1억원의 매출을 올려 효자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이 외에도 해태유업, 해태산업과 각각 손잡고 개발한 1ℓ요구르트, 3.6ℓ소주 등도 꾸준한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

이마트 매입팀 이영수 부장은 "소비자들의 취향을 피부로 느끼는 유통업체 구매 담당자의 아이디어가 제조업체의 상품 개발에 도움되는 경우가 많다"며 "제조업체와 유통업체가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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