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장 납 오염 뇌 노화 촉진

중앙일보

입력

근로자가 작업장에서 납(Pb)에 노출될 경우 수십년 뒤 기억력 감퇴와 정신력 저하 증상을 보이는 등 뇌(腦) 노화가 빨라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메릴랜드주(州) 존스 홉킨스 대학의 브라이언 S. 슈워츠 박사등 연구진은 납공장 노동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납 오염은 인간 뇌의 노화를 5년 이상 앞당기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4일 미 신경학회보에 발표했다.

어린이가 수도관이나 납이 든 페인트 등을 통해 납에 노출될 경우에는 성년 초기 정신력 저하 증세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 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있다.

슈워츠 박사팀은 이번 연구에서 납공장 근무경력 16년 이상 근로자 535명과 납과 전혀 접촉해보지 않은 주민 118명을 4년 동안 비교 분석했다.

연구진은 첫해 대상자들의 혈액내 납 농도를 측정한데 이어 3년 뒤 다시 연구대상자들의 정강이뼈 속 납농도를 측정했다. 연구진은 또 각 연구대상들에 2-4차례씩 신경학 테스트를 했다.

이 결과 납에 노출된 근로자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기억력이 현저히 떨어지며, 뼈 속 납 농도가 높을 수록 기억력 저하현상은 더욱 심화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납에 일단 노출된 사람은 이후 수년동안 작업을 하지 않더라도 기억력 저하가 계속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슈워츠 박사는 "사람들의 뼈 속 납 농도가 정신력 저하의 결정요인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같은 결과는 처음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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