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기·전자파 흡수하는 전도성 고분자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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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기와 전자파는 일상 생활에 골치거리다. 정전기가 일어 깜짝깜짝 놀라는 정도로 그치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신나나 휘발류 등이 있는 곳에서는 대형 화재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전자파는 자동차 급발진을 일으키고, 의료장비 등의 오작동 원인 중 하나. 이런 정전기와 전자파를 막아줄 수 있는 전도성 고분자가 국내 기술진에 의해 개발됐다.

올해 노벨화학상을 받은 ''전기가 통하는 플라스틱'' 기술을 본격적으로 실용화 한 것이다.

개발자는 조선대 고분자공학과 홍진후 교수. 이 고분자는 일종의 전기가 통하는 액체 플라스틱이다. 페인트처럼 정전기와 전자파를 막으려는 곳에 칠하기만 하면 된다. 이는 정전기나 전자파가 전기를 통하는 막에 부닥치면 흡수되는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이 고분자의 핵심은 톨루엔과 같은 휘발성 액체 속에 녹아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알갱이에 들어 있다.

페인트를 칠하고 마르면 딱딱하게 되듯 이 알갱이도 액체상태의 고분자를 칠하고 난 뒤 말라 전기를 통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산업현장에서 사용하는 데 특별히 까다로운 공정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그 응용범위도 아주 넓다.

휴대폰.TV.자동차 등 각종 기기는 물론 정전기 방지가 생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반도체 등 정밀공업에 필수품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외국에서 개발된 제품은 비싸고 사용하기가 까다로워 극히 한정된 산업에만 써왔다.

홍 교수는 "외국 제품에 비해 전기가 훨씬 잘 통하며 가격은 절반 이하여서 국제 경쟁력이 있다" 고 말했다.

그는 "벤처기업을 통해 1~2년 안에 양산에 나설 계획" 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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