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경제 '아슬아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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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회복세를 보이던 동아시아 경제가 전자산업의 수출 둔화와 고유가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고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가 보도했다.

이 주간지의 분석에 따르면 말레이시아.태국.대만 등 동아시아 국가들은 지난 2년 동안 V자형 곡선을 그리며 본격적인 경제회복 궤도에 올랐으나 최근 악재가 속출하면서 위협을 받고 있다.

이들은 주로 반도체.가전.컴퓨터 등 전자제품 수출을 회복의 원동력으로 삼았으나 주요 수출 상대국인 미국.유럽 등 선진국들의 경기가 위축하면서 수입 수요가 줄어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전체 수출에서 전자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태국(60%).대만(34%).말레이시아(25%) 등은 외자 유입이 부족한 상황에서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들고 국내 소비 수요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고유가도 동아시아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수급 불균형에 최근 중동의 불안한 정세까지 겹쳐 배럴당 30달러선을 계속 웃도는 유가는 경상수지 부담을 가중시키고 기업들의 생산비용을 증가시켜 성장률을 크게 끌어내릴 전망이다. 국민들이 석유 관련제품의 가격 인상으로 다른 지출을 줄일 경우 내수 감소도 우려된다.

이코노미스트지 자체 조사에 따르면 이같은 이유로 올해 평균 7%로 예상되는 동아시아 경제성장률이 내년에는 5.2%로 떨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의 투자은행 골드먼 삭스도 지난 22일 아시아의 내년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6.1%에서 5.7%로 끌어내렸다.

골드먼 삭스는 이날 분기 보고서에서 "지난해부터 급속한 상승세를 보였던 아시아의 경제 회복이 최근 국내 수요 부진과 금융권 구조조정 지연 등으로 둔화하고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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