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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파업으로 선수 친 강철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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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강철규 민주통합당 공심위원장이 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공천 작업이 국민은 딴전에 두고 각자의 이익이나 당선에 연연한다”고 밝혔다. 강 위원장이 간담회를 마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오종택 기자]

지난달 29일 공천 업무를 ‘보이콧’했던 민주통합당 강철규 공심위원장이 하루 만에 복귀 의사를 밝혔다. 강 위원장이 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통합당 지도부의 ‘초심(初心)’ 회복을 공천 심사 재개의 조건으로 내건 데 대해 당 지도부가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다. 이에 따라 공심위는 이틀간의 ‘파업’을 끝내고 2일 호남권(광주·전북 11개 지역구)에 대한 면접 심사를 재개한다.

 강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과 시민통합당이) 통합할 때만 해도 국민을 무겁게 생각하더니 공천이 중반 이상 진행되면서 국민은 딴전에 두고 각자의 이익과 당선에 연연해 국민을 가볍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당 지도부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한명숙 대표를 포함한 최고위원들이 지분 챙기기에만 몰두하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그러면서 “당이 겸허해지고 국민께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의사 표현이 있은 연후에 공천 심사 재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위원장은 전날 공심위가 확정한 25개 지역 단수 공천자와 경선자 명단을 발표하고 공천안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오전 11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공천안에 대한 최고위원회의 의결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던 그에게 한 대표가 찾아와 “최고위원회의가 길어지니 기자회견을 취소해야 할 것 같다”고 통보하자 그는 공천 심사 중단을 선언해 버렸다. 공심위 관계자는 “당시 지도부의 행동이 공심위원장에 대한 예우에 어긋나며, 이는 곧 공심위 전체에 대한 무시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진행될 호남과 수도권의 공천 심사는 지금보다 진통이 더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강 위원장이 당 지도부에게 공심위 결정을 존중하고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게 해달라는 강한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예상되는 당 지도부의 반발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일종의 기선 제압용 선제 공격이었다는 얘기다.

 한 대표는 강 위원장이 1일 기자간담회를 마치자 곧바로 오찬을 함께하며 수습에 나섰다. 이에 한 대표는 이날 저녁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강 위원장의 조언을 받아들이기로 의견을 모았고, 강 위원장도 공천 심사를 계속하기로 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전·현직 의원 위주의 공천으로 비판을 초래한 책임은 공심위에도 있는데, 강 위원장이 마치 자신은 책임이 없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공천심사 오늘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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