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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안정환, 허정무-박지성 … 슛 궁합 있었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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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축구는 감독의 스타일에 따라 맞는 선수가 있기 마련이다. 과거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낼 때마다 찰떡궁합을 이룬 감독과 골잡이가 있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진출 때 차범근 감독과 스트라이커 최용수(현 FC 서울 감독)가 대표적이었다. 최용수는 97년 최종예선을 앞두고 황선홍의 부상으로 뒤늦게 주전 스트라이커 경쟁에 나섰다. 5월부터 김도훈·박건하 등과 경쟁한 최용수는 그해 9월 서울에서 열린 카자흐스탄과의 최종예선 1차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3-0 승리를 이끌었다. 이 경기를 통해 차범근 감독의 신임을 확실하게 받은 최용수는 이후 우즈베키스탄 등 6경기에서 무려 7골을 터뜨리는 뛰어난 골 감각을 자랑했다. ‘독수리’ 최용수의 골 사냥에 힘입어 당시 대표팀은 최종예선에서 두 경기를 남기고 5승1무로 조 1위를 확정, 일찌감치 본선행을 결정지을 수 있었다.

 개최국으로 자동 출전한 2002 한·일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는 안정환이 벤치 멤버에서 ‘반지의 제왕’으로 우뚝 섰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월드컵을 앞두고 평가전, 친선대회 등에서 안정환을 주로 조커로 활용했다. 주전은 황선홍(현 포항 스틸러스 감독)이었다. 안정환은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미국과의 경기에 후반 초반 황선홍과 교체 투입돼 동점골을 넣었다. 그러자 이후 경기부터 황선홍을 밀어내고 선발 출장했다. 안정환은 16강 이탈리아전에서 연장 후반에 짜릿한 골든골을 터뜨렸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으로 가는 길에서는 허정무 감독과 ‘캡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궁합이 좋았다. 박지성은 아시아 최종예선 8경기에서 3골을 넣은 팀 내 최다 득점자였다. 일본과의 평가전, 남아공 월드컵 그리스와의 첫 경기 등 중요한 승부마다 골로 허정무 감독을 웃음짓게 했다.

 조광래 감독 때는 박주영(아스널)이 해결사였다. 최전방에 세 명이 공격수를 배치해 경기 내내 자리를 바꿔가는 전술에 박주영이 안성맞춤이었다. 박주영은 최전방뿐만 아니라 측면 윙어 능력도 지닌 터라 조 감독의 전술을 잘 소화해냈다. 조 감독은 아스널 이적 후 벤치 신세인 박주영을 대표팀 주 공격수로 항상 기용했고 박주영은 골로 보답했다. 박주영은 조 감독이 지휘한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5경기 중 4경기를 뛰며 6골을 기록했다. 조 감독 부임 후 박주영은 대표팀 13경기에서 10골을 넣었다.

한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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