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보호 위한 채팅룸 제한 정당한가?

중앙일보

입력

대규모 미디어 기업인 디즈니는 제한적이고 혼란스러운 업계 규제들을 이유로 들면서 온건하지 못한 채팅룸에 어린이들의 접근을 제한하고 있다.

대규모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월트 디즈니사는 12세 이하 아동들이 건전하지 못한 채팅룸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차단함으로써 온라인 양방 소통을 규제하는 아동 웹사이트들의 증가 추세에 합세하고 있다.

이번 결정은 회사 개선 협회(Council of Better Business Bureaus)가 12세 아동들이 디즈니의 고닷컴(Go.com) 네트워크에 개설된 채팅룸에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적발한 후 자발적으로 취해진 것이다.

이런 채팅룸에서는 성적 색채가 짙은 대화들이 자주 오가며 어린이들이 자신의 집주소와 전화번호를 게시할 수 있게 돼있다.

월트 디즈니 인터넷 그룹(Walt Disney Internet Group, WDIG) 역시 세션 쿠키를 설치한 상태다. 세션 쿠키는 1997년부터 다른 웹사이트들이 사용해 오던 것으로 채팅룸에서 쫓겨난 아이들이 성인으로 재등록하지 못하도록 돼있다.

이번 결정은 고닷컴 뿐 아니라 ESPN닷컴과 ABC닷컴 등 디즈니 소속 웹사이트들 모두에게 적용된다.

아동들의 양방 소통 규제 받아

이번 결정은 업계 규칙 및 법규들을 넘어선 자발적인 결정이었다. 하지만 디즈니는 이 결정을 반기는 것만은 아니다.

디즈니는 회사 개선 협회의 아동 광고 검열부(Children''s Advertising Review Unit, CARU)에 "우리의 일부 보호 조치들은 아동들의 온라인 프라이버시 보호법(Children''s Online Privacy Protection Act)의 요구 조건을 상회한다"고 기록했다. CARU는 올해 초 디즈니 사이트를 조사했던 기관이다.

디즈니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아동 사이트에 대한 위압적인 조사와 법률 및 지침에 대한 연방 규제 기관과 지지단체들의 해석 차이가 결국 아동들이 웹에서 양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을 점점 좁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디즈니는 자사의 일부 양방 소통 요소를 제거하는 최대의 아동 중심 사이트다. 아동 포털 순위 15위에 올라있는 직스닷컴(Zeeks.com)은 모든 양방 소통 요소를 제거했다. 어떤 이들은 채팅을 아동들에게 적합한 것으로 만드는 비용을 이유로 들고 다른 이들은 잠재적인 법적 문제를 탓하고 있다.

CARU, 규제의 정당성 주장

CARU의 한 대변인은 아동 사이트들이 무수한 규제들에 직면하고 있는데 대해 동정을 보낸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들에 대해서는 훨씬 더 큰 동정을 나타냈다.

CARU의 고문변호사인 필리스 스패스는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기업들이 아동들의 양방 소통을 원한다면, 감시자를 두는 수밖에 없다. 정말로 원한다면, 그것은 가능한 일이다. 아동들의 양방 소통 자체가 금지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CARU는 올해 초에 WDIG를 조사한 바 있다. WDIG는 디즈니닷컴과 그에 소속된 주그(Zoog), 지더(Zeether), 클럽 블래스트(Club Blast) 영역을 감독하고 있다. 디즈니 메인 페이지는 고닷컴으로 연결되는데 고닷컴에는 틴 채팅(Teen Chat), 플러트 룸(Flirt Room), 러브 채팅(Love Chat) 같은 채팅룸이 있다.

지난 5월 디즈니는 아동 온라인 프라이버시 보호법이 규정한 대로, 이미 등록된 모든 미성년자들에게 편지를 띄웠다. CARU는 이 편지가 "고닷컴에 있는 일부 채팅룸이 일부는 성적인 포즈를 취하고 있는 개인 사진들과 사실적인 성적 대화를 포함하고 있으며 사이버섹스에 참여하라고 유인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CARU는 또한 디즈니가 미성년자들을 등록시키는 방법에 대해 비난했다. 디즈니는 아동들이 서로 다른 3가지 연령대 그룹 중 어느 그룹에 등록하길 원하는지를 물었다. 각 그룹의 연령대는 등록 페이지에 명시돼있다.

디즈니는 스스로의 잘못에 대해 완강히 부정하면서도, 등록 페이지를 바꾸고 더 이상 각 그룹의 연령대를 명시하지 않고 있다. CARU는 나이가 명시되면 10대들은 나이를 높여서 등록하고 싶은 유혹을 받기 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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