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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찾기 사이트 봇물

중앙일보

입력

7년전 제대한 뒤 군 입대 동기들과 연락이 끊어졌던 최병국(32.회사원)씨. 얼마전 한 전우 사이트에 들어가 게시판에 ''××부대 전우를 찾습니다. 너무 그립습니다'' 라는 메시지를 올려놓은 뒤 동기 세명과 연락이 닿았다.

어제의 전우들이 사이버 세계에서 다시 뭉치고 있다. 군대 및 전우 관련 사이트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전우 찾기 사이트를 매개로 한 사이버 커뮤니티들의 활동도 활발하다.

전우 사이트의 서비스 내용은 전우 찾기와 전우들 간의 커뮤니티가 기본. 여기에 군대생활 중 있었던 다양한 에피소드를 덤으로 제공해 네티즌들 끌어 들이고 있다.

지난 1일 문을 연 ''전우클럽'' 은 불과 열흘 만에 회원수가 7천여명으로 늘었다.

사이트 주소를 요즘 인기를 끄는 모교사랑(http://www.iloveschool.co.kr)과 비슷하게 정했다.

차이점은 찾는 대상이 학교 동창이 아니라 전우라는 것. 육.해.공군은 물론 카투사.전경.의경에 이르기까지 회원에 가입만 하면 전우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복무했던 중대.소대가 같은 사람은 자동적으로 한 소대원이 된다. 마찬가지로 대대와 중대만 같은 사람은 나의 중대원이 된다.

간단한 복무 경력만 입력하면 자신이 복무했던 소대.중대.대대 전우들과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다. 이미 5백여 건의 전우를 찾는 글들이 올라와 있다.

''마이아미'' 와 ''아이군대'' 등에서도 전우찾기 열기가 뜨겁다. 전우찾기 전문 사이트인 ''파인드 전우닷컴'' 도 등장했다.

리퍼블릭 오브 코리아 아미의 준말인 ''로카'' 에서는 군대와 군인 가족을 위한 무료 비밀 홈페이지도 제공한다.

동료 의식이 강한 특수부대 출신을 위한 홈페이지도 마련돼 있다.

해병대 출신이 ''인터넷 해병대 전우회'' 에 들러 보면 사이버 공간에서도 "해병은 하나!" 라는 힘찬 구호를 들을 수 있다.

해병 검색은 물론 해병에 대한 질의 응답.해병 관련 자료 등의 메뉴를 갖추고 있다.

특전사 홈페이지도 있다. ''대한민국 특전 동지회'' 에 가면 검은 베레모가 특징인 특전사 전우 검색과 전우 업체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전우를 찾는 사이트는 아니지만 군입대 기간 3년을 ''밑천'' 으로 삼는 사이트도 있다.

군 입대를 앞둔 커플을 위한 ''고무신 닷컴'' 과 애인을 군대에 보낸 이들의 모임이 커뮤니티로 구성돼 있는 ''마이솔저닷컴'' 도 등장했다.

전우찾기 사이트들의 특징은 그리운 전우들만 모아 ''나의 전우'' 에 등록해 두면 언제나 쉽게 전우들과 연락할 수 있다는 것. 소대.중대.대대별로 게시판과 자료실 등도 제공된다.

같은 부대에 근무했던 전우들은 물론 함께 훈련받았던 훈련 동기생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또한 자신이 공개하는 정보 공개 범위에 따라 다른 회원들의 정보도 열람할 수 있고, 쪽지나 e-메일을 주고 받을 수도 있다.

자신이 입력한 복무정보와 같은 내용을 입력한 전우를 자동적으로, 그리고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점이 네티즌의 관심을 끌고 있다.

군대라는 특수한 조직에서 우러나오는 재미있는 이야기들도 많다. 군 관련 사이트들은 하나같이 군대 유머, 추억의 병영 같은 메뉴들을 갖추고 있다.

전우클럽을 운영하는 ㈜비디지털의 송승재(36)사장은 "남자들은 모이면 가장 재미있는 화제가 군대 얘기일 만큼 군 생활에 대한 향수가 강하다.

따라서 전우찾기 서비스가 꾸준한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맥 형성에 대한 집착이 강한 한국적 특성이 동창회나 군대 관련 사이트의 성공을 불러왔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군 복무기간이 한창 젊을 때 이뤄져 추억거리가 많은만큼 군대 사이트에 거는 남자들의 기대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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