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올림픽스타들 줄줄이 눈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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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올림픽에서 국민들에게 환희를 안겨줬던 국가대표들이 누적된 피로와 환영행사로 인한 후유증을 극복치 못하고 일제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이들의 선전하는 모습을 보러온 관중들은 실망의 눈길을 보내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소속팀과 고장의 명예를 위해 몸이 덜 만들어진 상태에서 출전한 것을 제발 이해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금메달리스트 6명이 몰려있는 양궁은 `국내 선발전 통과가 바늘구멍'이라는 사실이 입증됐듯이 가뜩이나 선수층이 두터운 상태여서 스타플레이어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여자부의 경우 김수녕(예천군청)이 70m에서, 윤미진(경기체고)이 50m에서 각각 금메달을 땄을뿐 김남순(인천시청)은 1개의 메달도 따지 못했고 4개 거리별 성적 종합순위에 따라 15일 32강이 펼친 개인전 토너먼트에서도 모두 4강에 오르지 못했다.

이날 을숙도양궁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김수녕은 32강전때 최효정(대전시청)에 155-159로 져 탈락했고 김남순과 윤미진도 각각 8강전에서 박운주(부산도시개발공사)와 박미경(춘천여고)의 벽을 넘지 못하고 4강티켓을 놓쳤다.

사상 첫 남자단체 우승 주역인 남자부의 경우도 김청태(울산남구청), 오교문(인천제철), 장용호(예천군청)가 4개 거리별에서 메달권을 벗어난채 16일 벌어지는 32강 토너먼트에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

또 시드니올림픽 레슬링 대표 가운데에서도 그레코로만형 일반부 97㎏급의 박우(울산)를 빼놓고는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는데 일반부 76㎏급의 손상필(서울)과 69㎏급의 최상선은 각각 2위와 3위에 그쳤다.

이밖에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가운데 김경훈(에스원)은 부상이 도져 남자일반부8강전에서 기권했고 정재은(한국체대)은 여대부에서 동메달에 머무는 등 특정 종목을 가리지 않고 시드니올림픽 대표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양궁 대표팀 이왕우 감독은 "올림픽이 끝난후 긴장이 풀어지고 각종 환영행사에 끌려다닌 선수들이 언제 몸을 만들 수 있었겠느냐"며 "전국체전에 맞춰 훈련해온 선수들과의 대결에서 이긴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데도 이름값을 하지 못한다고 나무라는 것은 심하다"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체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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