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홈런왕, 막판까지 오리무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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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천년 첫 홈런왕은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주인공이 가려질 전망이다.

유례없이 치열했던 올시즌 홈런레이스는 박경완(현대)의 역전승으로 끝나는 듯 했으나 11일 벌어진 프로야구에서 용병 슬러거 우즈(두산)와 퀸란(현대)의 방망이가 나란히 폭발, 현대와 두산의 시즌 마지막 경기가 끝나야 결과를 알수 있게 됐다.

현대와 두산이 총 133경기의 대장정에서 131경기를 소화한 이날 현재 홈런 레이스는 박경완(39홈런), 우즈(38홈런), 퀸란(37홈런)이 1개 차이로 줄서 있다.

2경기씩을 남긴 현대와 두산은 12일 묘하게도 SK와 LG를 상대로 연속경기를 치른다.

에이스나 후보 가릴 것 없이 투수들이 무더기로 투입돼야 하는 연속경기는 평소 경기보다 홈런이 양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특징.

때문에 박경완과 우즈, 퀸란 중 마지막 더블헤더에서 누가 더 집중력을 보이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공산이 크다.

현재로선 한발 앞선 박경완이 아직도 유리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시드니 올림픽이 끝난 뒤 4개의 홈런을 몰아쳐 선두로 나선 박경완은 현대가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지은 상황에서 투수력이 비교적 처지는 SK 마운드를 상대로 마음껏 방망이를 휘두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98년 홈런왕 우즈의 재역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즈는 시드니올림픽 개막전만 해도 시즌 37호 홈런으로 2위그룹을 2개차로 따돌려 가장 유력한 타이틀 홀더로 꼽혔지만 최근 이상스러울 만큼 방망이가 헛돌았다.

그러나 지난 9월6일 한화전이후 10경기, 35일만에 홈런을 추가한 우즈는 관록에서 타 경쟁자들보다 앞서 있다.

98년에도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프로야구의 한 시즌 최다홈런기록을 깨뜨렸던 우즈는 파워에서도 가장 앞서 귀추가 주목된다.

반면 퀸란은 몰아치기의 명수다.

올 개막전을 포함해 한화와의 3연전에서 6개의 홈런을 쏘아올렸던 퀸란은 한번 터지면 봇물같은 연속 홈런이 주특기다.

지난 8월까지 이승엽(삼성)과 송지만(한화), 박재홍(현대)의 7명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접전을 펼쳤던 올 홈런레이스는 페넌트레이스가 종료돼야 최후의 승자가 미소를 지을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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