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전인터뷰] 성화점화자 조재기.한국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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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리기는 하지만 고향에서 열리는 새 천년 첫 체전의 불을 붙이게 돼 영광입니다"

12일 개막하는 제81회 부산전국체육대회 성화점화자로 선정된 70년대 한국유도의 간판 조재기(51)동아대교수와 수영 꿈나무 한국인(12.창신초등 6년)군은 비록 40년 가까운 세월의 격차가 있지만 개회식의 `주연'을 맡은 흥분 만큼은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서 원래 체급인 라이트헤비급에서 8강탈락한 뒤 두체급이나 높은 무제한급에서 동메달을 따내 감동을 전했던 조교수는 76년 말부터 동아대에 전임강사로 부임, 하형주를 비롯한 한국유도 중량급 간판들을 길러낸 명조련사이기도 하다.

조교수가 투기종목 중심의 20세기 한국체육의 상징이라면 한국인군은 그간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수영을 세계무대로 이끌어내야할 새천년 한국체육의 대들보감.

4학년때이던 98년 시작한 수영이 너무 재밌다는 한군은 5월 인천소년체전에서 자유형 100m와 200m를 석권한 유망주로 체구(키 153㎝)는 큰 편이 아니지만 승부근성이 강하고 유연성이 좋아 차세대 남자수영 단거리의 기대주로 손색이 없다.

조재기교수는 "기성세대 체육인들을 대표해 신세대에게 새 불을 넘겨주게 돼 감개무량하다. 가난했기에 투기종목에 매달렸던 우리 세대와는 달리 다음 세대들은 수영, 육상 등의 기초종목을 세계수준으로 이끌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또 시드니올림픽 수영 자유형 100m에서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선전한 김민석(동아대)을 제일 좋아한다는 한국인군은 "열심히 연습해 형을 능가하는 선수로 성장,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는 메달을 따내고 말겠다"고 겁없는 포부를 밝혔다. (부산=연합뉴스) 체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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