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트레이드 무엇이 걸림돌인가?

중앙일보

입력

프로선수라면 돈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당연한 원리이다. 그러나 지역 연고 구단의 성격을 띤 한국의 풍토에서는 쉽지가 않다. 축구나 농구에 비해 연고성이 가장 강하다는 것이 문제점이다.

또한 해태가 보유권을 가지고 있다는 점과 이적료에 대한 문제점이 발생한다. 일단 45억원대의 이적료를 지불할 수 있는 구단은 삼성,현대,SK로 압축이 된다.

그리고 이종범의 연봉이 걸림돌이다. 올 시즌 그의 연봉은 이적료의 20%선인 8억원대이다. 그에게 얼마나 많은 연봉을 주어야 할까? 한국 야구의 시장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국내 최고 연봉기록은 깨어진다.

이미 올 시즌을 시작하면서 이종범을 스카우트하기 위해 어떤 출혈도 감수하겠다고 천명했을 정도로 SK가 전력 보강을 위해 필요한 선수라고 했기 때문에 이적료에 대한 걱정은 별로 없을 것이다.

반면 우승에 목말라 있는 삼성이 일등구단을 위해 이종범에 대한 접촉을 하면서 경쟁자가 된 것이다.

보유권을 가진 해태의 입장에서는 해태가 보유하지 못한다면 대승적인 명분을 내세워 SK에게 양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여론에 대한 비난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한국 프로야구 한 팀의 연봉과 맞먹는 액수라는 것이 경쟁자를 압축하는 요인이 되었지만, 다른 선수들간의 형평성 문제를 극복해야하는 문제점을 낳게 되었다.

팬들의 시선 역시 좋은 쪽으로는 흘러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당장 복귀를 해도 한국 최고의 유격수와 톱타자라는 점은 공감을 하지만 일본에서 퇴출 형식이라는 점에서 달갑지 않은 시선을 보낼 것이다. 어쩌면 이종범이 넘어야 하는 가장 큰 산이 될 것이다.

천재적인 자질과 부단한 노력을 하는 선수여서 쉽사리 퇴출당하지는 않으리라 생각되지만, 일본야구의 규칙은 일본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특출한 용병들간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혹시나하는 우려를 하는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