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과 대우차 협상 벌인 오호근 전의장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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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럴모터스(GM)가 대우차 인수의향서를 내는데 큰 역할을 한 오호근(吳浩根.사진)전 대우계열구조조정협의회 의장은 10일 귀국해 사무실을 정리했다. 그는 지난 7일 사표를 냈다.

吳전의장은 "빠른 시일안에 GM이 인수의향서보다 진전된 제안을 할 것" 이라고 말했다.

- 10일까지인 임기를 마치기 전에 사표를 냈는데.
"내가 책임져서 될 일이라면 진다는 생각이다. 대우차 매각이라는 큰 일을 민간인이 맡아 하다가 안돼 정부에 맡긴 것으로 생각해 달라. "

- 포드 한곳을 선정한 게 문제였다는 지적이 있다.
"당시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 금융감독위도 인정한 부분이다. 인수제안서를 받은 상태에서 보증금을 물릴 수도 없었다."

- 채권단에서 계속 맡아달라고 제의했다는데.
"책임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협상에 나서면 협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래서 그만뒀다."

- GM이 대우차 새 인수자로 떠올랐는데 전망은 어떤가.
"포드 포기 직후부터 접촉했다. GM측은 긍정적이었지만 그동안 대우차와 관련된 딜(협상)에서 GM은 한국에 당해왔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이를 어렵게 풀어준 뒤 인수의향서를 받을 수 있었다."

- GM이 대우차를 일괄 인수할 것 같은가.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인수할 것 같다. 대우차 이탈리아 판매법인이나 폴란드 공장 등은 가치가 있어 GM이 인수할 것이며, 만약 제외한다면 일부 부실한 해외법인이 될 것이다."

- 포드가 대우차 인수를 포기한 이유는.
"포드의 인수팀장이 철수하면서 올 1월에만 입찰이 됐어도 잘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팀은 마쓰다 자동차를 가져다 생산하면 어떻겠느냐고 따질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결국 타이어 리콜 문제로 본사 이사회가 처음과 생각이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본다. 포드가 인수 포기를 선언하기 직전에 쌍용차는 인수하기 곤란하다고 생각한다는 감을 느꼈다."

- 앞으로 대우차 매각은 어떻게 해야 하나.
"값에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 대우차는 당장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는 물건은 아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빨리 회생시켜 돈을 벌 수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GM이 대우차를 인수해 추가 투자를 하는 것과 함께 대우차 스스로도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정부.채권단.대우차.국민 모두가 이를 인식해야 GM과의 딜이 이뤄질 수 있다."

- 딜에서 주의할 사항은.
"보증금이니 하는 작은 것에 매달리다 보면 딜이 깨진다. 어떻게 대우차를 살릴지에 대한 큰 문제를 중심으로 딜을 진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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