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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IT] 참정 새 통로 연 인터넷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과 정치의 밀접한 관계는 외교 정책이나 글로벌 마켓의 흐름을 이야기할 때만 거론되는 것이 아니다.

현재 진행 중인 미국 대통령 선거전은 그야말로 인터넷의 위력을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다.

비록 성공을 거두진 못했지만 존 매케인의 인터넷 선거 캠페인은 정치캠페인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다.

매케인은 뉴햄프셔에서 조지 부시와 선거전을 벌일 때 웹사이트를 클릭하면 나오는 팝업 윈도를 통해 자신이 얼마나 어려운 싸움을 하고 있는지 설명하면서 소액 후원자들의 지지를 긴급히 요청했다.

이 팝업 윈도는 매케인이 뉴햄프셔에서 웹사이트를 통해 48시간 동안 2백만달러를 모금하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한때 전화나 편지 등을 통한 정치광고가 유행했으나 비용이 많이 들고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 때문에 텔레비전이 정치 광고의 도구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그것이 이젠 인터넷으로 대체되고 있다. 직접 민주주의로 가는 길에는 많은 돈이 필요하다고 누가 말했나? 아마도 옛 부시의 정치 참모들처럼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 살던 학자들의 말일 게다.

이젠 인터넷 접속 하나만으로 정치 참여의 통로가 열리게 됐다. 심지어 텔레비전도 외면한 전당대회를 인터넷이 중계한다.

지난 8월 LA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선 수많은 인터넷 사이트들이 생중계하는 열의를 보였는데, 그 중엔 한국의 (http://www.koreanz.com)도 끼어 있여 언론의 이목을 끌었다.

msnbc는 (http://www.speakout.com)과 공동으로 후보자 연설에 대한 반응 측정도 인터넷으로 했다. 화상 채팅은 물론이고 일반인들의 질문에 후보자가 답해 주는 것도 기본이다.

게다가 여론 조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수는 기존의 매체를 이용했을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기껏해야 1~2만명 정도이던 응답자 수가 과거 클린턴의 분신이던 딕 모리스가 만든 (http://www.vote.com) 의 경우, 80만명을 넘어설 정도다.

마우스 클릭 한번이면 끝나는 응답 방식은 즉각적인 결과를 보여준다. 나 하나의 클릭이 만들어 내는 수치의 변화를 그 자리에서 눈으로 확인케 해 참여의 재미를 더해 준다.

http://www.election.com은 자신들만의 솔루션으로 새로운 유권자 등록 수를 증대시킨 점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다. 인터넷은 선거 때 후보를 심판하는 일은 물론 평소에도 정치가의 의정활동에 직접 개입하는 참여의 채널이 된다.

이들 정치 사이트들은 e-메일로 유권자의 뜻을 의회에 전달하고, 의회의 정책결정 과정을 유권자에게 알려주기도 한다.

돈이 이슈가 된다면 이보다 더 확연한 건 없다. 인터넷은 돈을 쓰지 않는 정치 캠페인을 가능케 만들었다.

그렇게도 기대했지만 황금알을 낳지 못한다고 구박도 받는 인터넷, 한켠에선 깨끗한 선거풍토 조성의 마당쇠로 씩씩하게 일하고 있다.

인터넷, 쓰기 나름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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