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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 공원 군위군에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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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장욱 군수

장욱(58) 군위군수는 지난 16일 실·과장 등 군위군 간부 공무원 10여 명과 함께 군위읍 용대리 김수환 추기경 생가를 찾았다.

 이날 김 추기경의 선종 3주기를 맞아 고인을 기억하고 안식을 기원하는 추모 참배를 하기 위해서였다. 군위군은 이와 함께 김 추기경 생가 일대를 ‘사랑과 나눔’ 공원으로 조성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군위군은 올해부터 2014년까지 군위읍 용대리 일대 2만1000여㎡(6300여 평)에 사업비 121억원(국비 61억, 도비 18억, 군비 42억)을 들여 추모체험관과 기념관·수련원 등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미 공원 조성과 관련해 해당 부지 90% 정도가 매입된 상태이며, 군위군은 올해 관련 예산을 첫 편성했다.

 대구가톨릭대 산학협력단은 최근 이 공원의 종합계획도를 마련했다. 계획도에는 추모체험관 이외에 기도할 수 있는 소규모 성당인 경당과 김 추기경 동상, 김 추기경의 부모가 옹기를 구웠다는 옹기굴 복원 등이 포함돼 있다. 이 생가에서 1㎞쯤 떨어진 곳에는 신자들이 묻힌 천주교 공원묘지도 조성돼 있다.

 군위읍 용대리 생가는 추기경이 다섯 살 되던 해 이사를 온 뒤 군위보통학교를 마치고 소신학교(성유스티노신학교 예비과)에 입학하기 전까지 살던 곳이다. 김 추기경은 군위보통학교를 마치고 현 대구가톨릭대의 전신인 성유스티노신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이 집에서 형인 김동한(가롤로) 신부와 함께 어린 시절을 보내며 신앙과 꿈을 키웠다. 그는 생전에 가끔 생가를 방문해 어린 시절을 회상하기도 했다. 공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장욱 군수의 계획을 들었다.

 -생가 공원을 추진하고 있다. 어떤 의미가 있나.

 “김수환 추기경은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큰 인물이다. 그 분의 사랑과 나눔 정신을 기리고 전승하려는 것이다.”

 -사업을 추진하면서 김 추기경과 관련해 새로 밝혀진 사실이 있나.

 “지금은 생가로만 알려져 있지만 여러 정황으로 보아 태어난 곳도 군위로 점쳐진다. 당시 학교를 같이 다닌 친구 분이 그런 이야기를 전했다. 어른은 옹기를 구웠고 누나도 (군위군) 소보면으로 시집 갔다. 군위와 인연이 깊다.”

 -생가에 찾아오는 사람들은 얼마나 되나.

 “토·일요일에 많이 찾는 편이다. 추모체험관과 기념관 등을 함께 꾸미면 성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군위는 일연 스님이 삼국유사를 집필한 곳이기도 하다.

 “일연 스님이 삼국유사를 쓴 인각사는 불교의 성지다. 또 경주 석굴암보다 200년이 앞서는 제2 석굴암으로 불리는 삼존석굴이 있고, 팔공산에는 원효대사가 득도했다는 오도암도 있다. 지역에는 종교와 관련된 자산이 많다. 군위군이 이런 흔적을 다듬기에는 벅차다. 정부의 도움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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