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한국, 친선경기서 UAE에 패배

중앙일보

입력

40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을 목표로 아시안컵 장도에 오른 한국 축구대표팀이 불안하다.

한국은 아시안컵 전초전 성격으로 열린 LG컵 4개국 친선축구 1차전에서 홈팀 아랍에미리트(UAE)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2-3으로 무릎을 꿇었다.

한국은 5일 새벽(한국시간) 두바이스타디움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시종 무기력한 플레이를 펼치다 전반 35분 야세르 살렘에게 헤딩 선취골을 허용했다.

설상가상으로 후반 34분 이임생(부천 SK)이 상대 공격수의 유니폼을 뒤에서 잡아당기다가 퇴장당했으나 종료 직전인 후반 44분 박지성(교토 퍼플상가)의 패스를 받은 이영표(안양 LG)가 동점골을 성공시켜 간신히 승부차기까지 끌고 갔다.

이 대회가 일주일 뒤에 시작되는 아시안컵에 대비, 컨디션 점검과 선수들의 호흡을 맞추기 위한 것이어서 결과에 크게 연연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문제는 경기 내용이 너무 나빴다는 점이다.

홍명보(가시와 레이솔)를 중심으로 한 수비진은 상대의 빠르고 정확한 2대1 패스에 번번이 뚫려 위기상황맞았다.

투톱으로 나선 이동국(포항)과 유상철(요코하마 매리너스)은 상대를 압도할 만한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유상철은 전.후반 한 차례씩의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허공에 날려보냈다.

시드니 올림픽 8강 실패로 분위기가 처져 있는 대표팀은 선수단 구성에도 문제를 드러냈다.

허정무 감독은 애초 아시안컵은 올림픽 대표를 중심으로 팀을 구성하겠다고 했으나 막상 아시안컵 결과에 따라 자신의 진퇴가 결정되는 분위기가 조성되자 J리그 7인방을 불러들여 '노장-신예 연합군' 을 구성했다.

그러나 이날 전반전에서 나타났듯 베테랑 선수들의 컨디션이 크게 떨어져 있었다.

한국과 일본 프로리그 한 시즌을 치르면서 체력이 바닥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젊은 선수들 위주로 멤버를 구성하자니 올림픽 스페인전에서 보듯 큰 경기에서 얼어붙는 모습을 재연하지 않을까 불안하다.

게다가 김도훈(전북 현대.부상)과 이천수(고려대.징계)가 빠진 공격진을 보강하기 위해 뽑은 정광민(안양)이 출국 직전 부상하는 바람에 공격수 가용 자원이 태부족이다.

이동국과 설기현(로열 앤트워프)은 부상에서 회복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자신있는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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