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봉술 독학’ 쿵푸 베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1면

에버랜드 사파리월드의 ‘쿵푸 베어’ 만웅이가 길이 2m, 무게 7㎏짜리 나무 봉으로 봉술을 하고 있다.

16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사파리월드. 어린 불곰 한 마리가 앉아서 두 앞발을 이용해 나무 봉(길이 2m, 지름 20㎝)을 1분여 동안 돌려댔다. 이보다 긴 봉을 던져주자 벌떡 일어서 재빠른 손놀림으로 봉을 연속적으로 10회 이상 돌렸다. 봉의 길이가 짧으면 앉아서, 길면 서서 돌렸다. 봉의 무게는 6∼7㎏ 정도다. 그런데도 한 번 봉을 잡으면 거의 한 시간 이상 돌려대는 강철 체력을 뽐냈다. 관람객 이봉화(42·여)씨는 “나무 봉을 자유자재로 돌리는 모습이 마치 영화 ‘쿵푸 팬더’ 속 주인공인 ‘포’를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에버랜드에 ‘쿵푸 베어’가 떴다. 화제의 주인공은 사파리에 살고 있는 다섯 살 수컷 불곰 ‘만웅이’이다. 만웅이의 부모는 캐나다에 서식했던 유럽불곰으로 1991년 에버랜드가 들여왔다. 2007년 만웅이를 낳고 2009년 숨졌다.

 에버랜드는 이날 만웅이가 봉술을 펼치는 모습을 일반에 공개했다. 최근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등에 올린 만웅이의 봉술 동영상이 큰 인기를 끈 것이 계기가 됐다. 동영상은 34초짜리 분량으로 만웅이가 봉을 돌리기 위해 애쓰는 귀엽고 깜찍한 모습을 담고 있다.

 만웅이가 나무 봉 돌리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2010년 여름. 에버랜드가 불곰들의 건강 관리를 위해 사파리 안에 체력단련장을 조성했다. 그러나 만웅이는 다른 시설물은 거들떠보지 않고 (통)나무 봉만 갖고 놀았다. 이후 꺾어진 나뭇가지를 주워 가지고 놀며 이것저것을 해보더니 최근 들어 길이 2m에 달하는 통나무까지 자유자재로 회전시키고 있다.

 에버랜드는 조만간 사파리 관람객들을 위해 사파리 셔틀버스 운행코스 주변에 봉술 연마 공간을 별도로 만들 예정이다. 문인주 담당 사육사는 “처음에 단순히 나무를 가지고 노는 줄만 알았는데 지금은 거의 무술에 가까운 회전 기술을 펼치고 있다”며 “봄이 다가오면서 신체활동이 활발해진 요즘 봉을 더욱 잘 돌린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