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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택 화백의 세계건축문화재 펜화 기행] 요르단 페트라 알카즈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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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종이에 먹펜, 41×58㎝, 2012

요르단 여행안내 책은 어느 서점에도 없었습니다. 볼만한 여행지가 적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요르단에는 페트라라는 신비한 유적이 있어 많은 세계인들이 몰려듭니다.

 한국에서 요르단으로 바로 가는 항공편이 없어 아시아나항공으로 이스탄불까지 가서 암만행 항공편으로 갈아탔습니다. 수도 암만에서 황량한 도로 262km를 달려간 끝에 그랜드 캐니언을 닮은 검붉은 아론산을 만났습니다.

 아론산 협곡의 좁고 굽은 길은 파도처럼 일렁이는 붉은 사암 무늬로 신비감을 자아냅니다. 1.2km를 걸어 협곡 끝에 도달하는 순간 알카즈네가 마술처럼 나타납니다. 사진으로 미리 보았는데도 맞닥뜨리는 순간 시각적 충격과 함께 탄성이 터져 나옵니다.

 암벽을 파서 헬레니즘 건축 형식으로 지은 알카즈네는 높이 43m, 폭 30m의 당당한 건물입니다. 페트라의 건물 중 가장 아름답습니다. 펜화는 영국화가 데이비드 로버트가 1839년 그린 기록화를 참고하여 마모된 조각의 일부를 되살렸습니다.

 페트라는 2000여 년 전 나바테아인들이 건설한 왕국입니다. 한때 교역의 중심지로 부강한 국가를 이뤘으나 로마의 침략을 받고 교역로가 바뀌며 쇠락했습니다. 6세기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뒤 1812년 발견될 때 까지 천년 간 전설 속에 숨어 있었습니다. 붉은 사암을 파내 지은 독특한 건물들로 ‘사막의 붉은 장미’라고 불리는 페트라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이자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입니다. 아직도 발굴 되지 않은 유적이 더 많다니 페트라의 원래 모습은 얼마나 웅장했을까요.

김영택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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