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캠프 진실규명팀 200만 명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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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에 도전하고 있는 버락 오바마(사진) 미국 대통령이 근거 없는 루머 확산을 막고, 공화당 대권 주자들을 공격하기 위한 ‘진실규명팀(Truth Team)’을 출범시키기로 했다.

 워싱턴 포스트(WP)는 13일(현지시간) “오바마 캠프가 값비싼 TV 광고 등을 이용한 공화당 주자들의 공세에 맞서 돈이 들지 않는 ‘풀뿌리 네트워크’를 구성하겠다고 천명하고 나섰다”며 “진실규명팀의 목표는 수백만 명의 ‘오바마 대리인’들을 사실(fact)로 무장시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이들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친구와 이웃 등 주변인들과의 직접 대화 등을 통해 필요한 부분을 강조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바마 캠프는 이날 진실규명팀 론칭을 발표하면서 올가을 민주당 전당대회 전까지 온·오프라인상에서 활동할 서포터 200만 명을 모집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미국의 양대 교원노조 가운데 한 곳인 전미교육자협회(NEA·National Education Association)와 국제서비스노조(SEIU·Service Employees International Union) 등 전국 단위 단체들이 진실규명팀의 파트너로 활동하겠다고 약속했다. 오바마 캠프는 특히 애리조나주 등 승리가 위태로운 지역들을 중심으로 진실규명팀의 활동을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미 CBS 방송은 “진실규명팀은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을 공략할 새로운 무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실규명팀은 주로 세 개의 웹사이트를 중심으로 활동을 펼치게 된다. 우선 중상모략과 비방성 루머로부터 오바마 대통령을 보호하는 사이트(www.attackwatch.com)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공격을 반박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공화당 주자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최근의 취업률 호전이 오바마 대통령 정책 때문이 아니라고 비판한 데 대해 이 사이트는 “롬니는 자신의 업적을 자랑하고 싶은 모양인데, 그의 임기 동안 매사추세츠주의 일자리 창출 순위는 47위에 그쳤다”고 설명하고 있다.

 공화당 주자들을 직접 공격하는 사이트(www.keepinggophonest.com)도 있다. 이 사이트의 샘플 페이지는 “난 미국의 진짜 길거리에서 살아 왔다”는 롬니의 발언과 그와 관계를 맺고 있는 거물 로비스트들의 명단을 함께 올려 그를 조롱하고 있다.

 진실규명팀은 대통령으로서의 업적을 강조하며 ‘포지티브 선거운동’을 표방하는 사이트(www.keepinghisword.com)도 함께 운영한다. 이 사이트에서는 긴급 자금 지원을 통한 자동차산업 회생 정책 등 오바마 대통령이 성공을 거둔 정책을 홍보한다.

 진실규명팀이라는 아이디어는 1992년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시작했다고 WP는 설명했다. 당시 클린턴 캠프는 여러 개의 텔레비전을 동시에 틀어놓고 모니터링하며, 공화당의 공격에 즉각적으로 대응했다. 오바마 선거캠프도 2008년 대선 때 오바마 대통령이 이슬람교도라거나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는 악성 루머에 대응하기 위해 ‘중상모략 퇴치(Fight the Smears)’ 사이트를 운영했다. 당시 이 사이트에는 100만 명 이상이 참여해 오바마 대통령의 방패막이가 됐다.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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