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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낙후지역 폐교, 주민 문화공간 된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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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부산 도심의 폐교가 주민들에게 문화와 복지 혜택을 주는 공간으로 변신한다.

 부산시는 14일 남구 감만동 옛 동천초등학교에서 허남식 시장과 김무성 한나라당 국회의원,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창의 문화촌@감만’프로젝트 발표회를 가졌다. 이 자리서 허 시장은 “폐교를 시가 사들여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창의 문화촌@감만’프로젝트는 낙후된 지역을 허물고 새로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재생하는 사업으로 부산시가 올부터 추진한다. 동천초등학교는 이 프로젝트의 첫 사업 대상지다.

 시는 옛 동천초등학교를 83억원을 주고 시 교육청으로부터 사들인 뒤 37억원을 들여 뜯어고쳐 올해 말 문화복지타운으로 완공할 계획이다.

 본관 5090㎡(1540평)은 문화 예술공간으로 바꾼다. 1층에는 전시실, 카페테리아가 들어선다. 2층에는 다목적 홀과 교육공간, 3층은 미술·음악 스튜디오로 만든다. 4층은 게스트 하우스와 창업 보육실, 5층은 공연 무대를 갖춘 대강당으로 고친다.

 별관 1147㎡(347평)은 주민복지센터로 바뀐다. 1∼2층은 노약자와 장애인을 위한 복지공간, 3층은 사무실, 4층은 문화·예술공간, 5층은 자활사업장이 들어선다. 운동장은 작은 공원과 생활체육시설로 고치고 학교담장은 허문 뒤 화단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개방한다.

 김형균 부산시 창조도시본부장은 “ 물리적인 개발을 지양하고 건설폐기물을 적게 배출하면서 주민 공간으로 바꾸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시는 부산문화재단 사무실도 이곳으로 옮겨 문화사업을 지휘하는 곳으로 가꿀 계획이다.

 동천초등학교는 1981년 5월에 개교했으나 항만을 오가는 차들로 인한 사고 위험과 소음으로 2010년 3월 다른 곳으로 옮긴 뒤 비어 있었다.

 감만동 지역은 해방 뒤 귀환동포와 한국 전쟁 피란민들이 정착한 곳으로 주거환경이 나쁘다. 1970∼80년대 목재·합판·철강회사들이 가동될 때는 번창했으나 이 회사들이 문을 닫으면서 낙후지역으로 전락했었다.

 허 시장은 “낙후된 지역의 폐교는 마지막 남은 넓은 공간이다. 여기마저 아파트로 개발하면 더는 주민 공간을 확보할 수 없다. 그동안 소외받았던 문화와 복지 혜택을 되돌려 준다는 의미도 크다”라고 설명했다. 부산시는 앞으로 고지대나 서민밀집지역에서 폐교가 나오면 사들여 복지·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현재 부산시내에는 폐교가 12곳 생겼으며 5곳이 매각되고 3곳이 교육시설로 활용되고 있다. 나머지 4곳 중 낙후지역에 위치한 동천초등학교를 제외한 3곳은 현재 활용계획을 수립 중에 있다.

 부산시는 도쿄시내 중학교 건물을 고쳐 연극 극장과 댄스 연습장으로 활용 중인 ‘니시스가모 아트 팩토리’를 모델로 삼고 있다. 이곳은 아트네트워크 재팬(NPO)이라는 단체가 운영 중이다. 시는 다음달 말까지 전문가와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 구체적인 활용방안을 정한 뒤 4월에 공사에 들어가 올해 말에 완공한다. 시는 이번 동천초등학교 재활용 사업에 이어 시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사업 100개를 발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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