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결전의 날' 밝았다

중앙일보

입력

"더 할 게 없습니다."

30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전 8시) 선수촌 안에 있는 보조 경기장.

이봉주(삼성전자).백승도(한전).정남균(한체대)등 한국 남자 마라톤 트리오는 딱 50분 동안 몸을 풀었다.

그것도 스트레칭과 조깅이었다. 물론 일반인들이 하는 조깅보다는 빠른 조깅이었지만 '몸을 푼다' 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간간이 순간 스피드를 내는 스피드 훈련을 병행한 게 고작이다.

그것이 한국 마라톤팀이 결전을 하루 앞두고 실시한 최종훈련의 모든 것이었다. 그러고는 샤워하고 점심 식사하고 쉬었다.

언론의 주목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이봉주는 "솔직히 부담은 많이 된다. 언론에서 계속 관심을 가지니까 신경이 쓰인다" 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그동안 훈련도 할 만큼 했고 대비책도 세워놓았으니까 지금 더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는 말로 자신감을 표현했다.

오인환 코치 역시 "마라톤이란 게 당일 뛰어 봐야 아는 것이지만 현재로서는 모든 선수의 컨디션이 괜찮은 편" 이라고 전했다.

"이제는 경기 직전까지 푹 쉬면서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하는 데 모든 스케줄을 맞출 계획" 이라는 오 코치는 마지막 식이요법의 완성을 위해 직접 선수들의 식사를 준비하느라 바빴다.

한국 남자 마라톤팀은 32~33㎞ 구간의 오르막과 39㎞ 지점 등 두 곳에서 승부를 건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한달이 넘는 현지 적응훈련을 이제 마쳤다.

한국 마라톤은 말 그대로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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