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여성 파워 막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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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스포츠에서 더 이상 남존여비의 전통을 들먹거리는 것은 불가능하게 됐다.

아시아 각국 선수단 규모에서 절대 열세인 여성들이 각 종목에서 놀라운 실력을 발휘, 남성들을 제치고 메달 획득의 선봉에 서는 등 `우먼 파워'를 한껏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낮 12시 현재 중국은 체조에서 여성이 남성 보다 2개 많은 5개의 메달을 따는 등 전체 55개의 메달 가운데 여성이 남성(21개) 보다 13개나 많은 34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중국은 이들의 활약 덕에 미국에 이어 메달레이스 2위에 오를 수 있다.

일본은 다카하시 나오코가 올림픽기록(2시간23분24초)을 세우고 여자마라톤을 제패, 마라톤에 거의 광적으로 응원을 보냈던 국민들에게 사상 첫 마라톤 금메달을 선사했고 수영에서도 나오코 미키, 나카무라 마이가 거센 물살을 가르고 메달을 따냈다.

올림픽 메달이 가뭄에 콩나듯하는 인도네시아와 태국, 인도는 여자 역사들이 역도에서 메달 사냥에 앞장섰고 여자 태권도 57㎏ 결승에 진출한 베트남의 트란 히에 우 응안도 정재은(한국)에게 졌지만 사상 첫 올림픽메달을 조국에 안기는 쾌거를 일궈냈다.

여성들의 활약은 52년간 한번도 메달을 따보지 못했던 스리랑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수산티카 자야싱헤는 육상 여자 200m에서 매리언 존스(미국), 폴린 데이비스(바하마)에 이어 당당히 3위에 올라 스리랑카는 물론 아시아 육상에 희망을 던졌다.

이에 반해 역대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에서 유난히 `강한 여성상'의 모범을 보여왔던 한국의 경우 아직까지는 예외여서 전체 23개의 메달중 10개.

한편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각국의 우먼파워가 드세지는 점을 감안, 현재 38%에 불과한 여성 참가자수를 2004년 아테네올림픽때 절반으로 끌어올리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어 앞으로 아시아내에서 여성의 힘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시드니=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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