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미안해, 에스더야' 케이 포 1회전 탈락

중앙일보

입력

`에스더, 미안하다'

전세계를 감동시켰던 재미교포 에스더 김과 케이 포(이상 미국)의 `우정'이 금메달드라마를 연출하는데는 실패했다.

친구의 양보로 올림픽무대를 밟게 된 포는 27일 시드니올림픽 태권도 여자 플라이급 1회전에서 에스더의 애타는 응원에도 불구, 덴마크의 한네 호그 폴슨에게 3-4로 패해 패자부활전으로 떨어졌다.

자신을 위해 일생에 한번 찾아올까 말까 한 올림픽의 기회를 포기한 친구의 헌신을 금메달로 갚겠다고 다짐했던 포는 안타까움 때문에 차마 경기장을 나설 수가 없었다.

포는 3라운드 초반까지 3-1로 리드했지만 막판 내리 3점을 허용, 역전패하는 바람에 아쉬움은 더 컸다.

세계랭킹 1위였던 포는 5월 절친한 친구 에스더와의 미국올림픽대표선발전 플라이급 결승전을 앞두고 다리를 다쳐 출전이 힘들어졌지만 친구와 정정당당히 겨뤄보고 싶었던 에스더의 우정어린 양보로 시드니행 비행기를 탔다.

그리고 두 사람의 아름다운 우정과 에스더의 `스포츠맨십'이 엮어낸 감동의 드라마는 언론을 통해 전 세계로 전해졌고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장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

비록 금메달은 멀어졌지만 케이 포와 에스더 김은 평생 바래지 않을 `금빛 우정'을 간직한채 2004년 아테네올림픽을 준비하게 됐다.(시드니=연합뉴스) 특별취재단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