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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오프시즌 화제 (3)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중앙일보

입력

6명의 올스타 출신 선수들이 존재하며, 팀내 선수들의 총 연봉 액수가 리그 샐러리 캡인 3천 5백 5십만 달러의 두 배가 넘는 약 8천만 달러에 다다르는 팀이 존재한다면?

말그대로 리그 내의 드림팀이라 불리울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이 바로 00-01 시즌 우승을 위해 다시 한 번 도전하는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이다.

블레이저스의 올스타 군단들을 살펴보자. NBA 챔피온링을 6개나 갖고 있는 스카티 피펜, 드림팀 II 출신의 숀 켐프과 그와 시애틀 슈퍼 소닉스 시절 팀메이트였던 데틀레프 슈렘프, 한 때 제2 의 매직 존슨으로 거론되던 스티브 스미스, 지난 해 나란히 동서부 올스타 멤버로 선출된 데일 데이비스와 라쉬드 왈라스 등 모두가 쟁쟁한 대형 스타들이며 올스타 경험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98년도에 드래프트되어 리그 2년차였던 99-00 시즌을 통해 가장 뛰어난 벤치 득점원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는 준주전급의 본지 웰스, NBA 가 아닌 타 지역의 농구 스타 중 사상 최고의 선수라는 아더비스 사보니스, 공격형 가드의 표본을 보여주는 데이먼 스타더마이어가 있다. 그 외에도 자신 역할은 한정되어 있지만, 그 역할을 충실히 해낼 수 있는 다수의 롤 플레이어들이 존재한다.

사실 블레이저스가 올스타 군단이라는 칭호를 들었던 건 99-00 시즌 때도 이미 있어왔던 일이다. 팀은 아이재이아 라이더와 짐 잭슨을 처분하면서 애틀란타 호크스의 올스타 가드 스티브 스미스를 영입했으며, 찰스 바클리와 앙숙 관계였던 스카티 피펜 단 한 명을 위해 6명의 선수를 휴스턴 로케츠로 보냈다. 두 선수의 영입은 99년 여름을 뜨겁게 달구웠던 핫 이슈였다.

하지만, 블레이저스의 99-00 시즌은 실망스러웠다. 블레이저스는 강력한 멤버에도 불구하고 필 잭슨 체제 아래 괴력을 발휘한 퍼시픽 디비전 라이벌인 LA 레이커스의 벽을 넘지 못했다.

블레이저스는 정규 시즌 1위 자리를 레이커스에게 내주고 말았으며 플레이오프 서부 결승에서도 레이커스에게 3승 4패로 패하며 분을 삭여야 했다. 블레이저스는 최근 4년동안 플레이오프에서 레이커스에게 3차례 탈락하게된 것이다.

블레이저스로서 해야할 일은 오직 하나였다. 샤킬 오닐을 막을 방법을 찾는 것.

오닐에 대한 철저한 수비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더블팀 혹은 트리플팀을 갔을 때, 외곽 수비가 상대적으로 빈약하게 되어 지난 서부 결승에서 코비 브라이언트, 글렌 라이스, 브라이언 쇼 등에게 필요 이상의 득점을 대거 허용했기 때문이다. 블레이저스는 지난 시즌 서부 결승을 통해 사보니스의 포스트업 수비를 바탕으로한 압박 수비로 오닐을 심하게 괴롭혔던 바 있지만, 두 가지 면에서 오닐에 대한 수비 한계를 내보였다.

첫 번째로 블레이저스는 아무리 압박 수비를 가한다 하더라도 일단은 오닐을 골밑에서 멀어지게 할 수 있는 힘이 넘치는 포스트업 수비수가 필요했고, 두 번째로 사보니스가 파울 트러블에 걸렸을 때, 그를 대처할 수 있는 인적 자원이 필요했다.

블레이저스는 지난 시즌,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 라쉬드 왈라스에 밀려 주전 파워포워드 자리를 양보해야했던 브라이언 그랜트와의 재계약을 원했으나 그는 주전 자리를 원했고, 결국 사인 및 트레이드를 통해 3자간 트레이드가 성사되었다.

블레이저스는 마이애미 히트,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등과의 이 트레이드를 통해 베테랑 빅 맨 숀 켐프를 영입하며 골밑 공격력을 한층 더 배가시켰다.

게다가 블레이저스는 출전 시간에 불만이 많았던 저메인 오닐을 트레이드시키며 인디애나 페이서스로부터 데일 데이비스를 영입했다. 전형적인 블루 칼라 워커형의 포워드, 데이비스는 뛰어난 수비력과 리바운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선수.

비록 지난 NBA 파이널에서 오닐의 상대가 되지는 못했지만, 블레이저스는 뛰어난 헬프 수비를 등에 업고 오닐 스토퍼로서 적잖은 활약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리고 블레이저스는 프리 에이전트 센터 윌 퍼듀를 영입했다. 7피트가 넘는 장신이라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사실 블레이저스는 오닐에 대한 걱정이 앞서지만, 두 명의 7피트 군단 '트윈 타워' 가 버티고 있는 샌안토니오 스퍼스 역시 방심할 수는 없는 상대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퍼듀는 오닐과 안좋은 감정을 갖고 있는 선수이며, 97-98 시즌 스퍼스에서 트윈 타워에 합세, 트리플 타워를 이뤄봤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누구보다 트윈타워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블레이저스 10년 팬임을 자처하는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경영자 폴 앨런은 올시즌 전폭적인 투자로 블레이저스를 최강의 멤버로 구성했다. 하지만, 블레이저스라고 걱정 거리가 전혀 없는 것은 결코 아니다.

블레이저스의 성패 여부는 마이크 던비리 헤드코치에게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대형 스타들을 이끌고 별 무리없이 지난 시즌을 잘 버텨왔지만, 스타가 더욱 많아진 다음 시즌에 어떠한 선수 운영을 통해 선수단을 마찰없이 이끌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남아 있다.

너도 나도 많은 출전 시간을 요구해댄다면 팀의 사기는 저하될 것이고, 이러한 점을 막기 위해 던리비는 반드시 이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해놓아야 할 것이다.

이미 지난 시즌에도 드러난 점이지만, 4쿼터에 믿고 맡길만한 확실한 득점원이 부족하다는 점도 불안하다. 이는 지난 서부 결승 7차전 4쿼터에서 13점차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레이커스에게 어이없이 무너졌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었다.

블레이저스의 에이스는 스카티 피펜이지만, 그는 4쿼터에 혼자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는 스타일의 선수는 결코 아니다. 불스 왕조의 마이클 조던처럼, 지난 시즌 우승팀 레이커스의 코비 브라이언트처럼, 휴스턴 로케츠 2연패 당시의 하킴 올라주원처럼 우승팀에게는 반드시 4쿼터의 영웅이 존재해왔다는 점은 블레이저스의 우승 가능성을 약화시키는 작은 요인이다.

아마 블레이저스는 다음 시즌, NBA 팬들로부터 무한한 관심을 받게될 것이다. 블레이저스가 그들의 바램대로 레이커스와 스퍼스를 제압하고 서부를 재패, 나아가 NBA 무대를 평정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과연 그들은 NBA 의 뉴욕 양키즈가 될지, 혹은 NBA 의 LA 다저스가 될지 오직 시즌 개막만이 그 결과를 알려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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