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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청소년] 우간다 고아원 열 살 소녀의 행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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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나는 달랄이야! 너는?
오소희 글, 김효은 그림
토토북
208쪽, 1만2000원

바바라는 내전으로 부모를 잃고 우간다의 고아원에서 살고 있는 열 살 소녀다. 고아원장 던은 굶주린 바바라에게 삶은 감자를 선뜻 내준 마음씨 좋은 사람이었다. 그러나 아내 수잔이 에이즈에 걸리면서부터 달라졌다. 바바라는 물 긷고 요리하고 밭일을 하는 등 고아원 살림을 도맡아 하면서도 온갖 구박에 시달린다. 힘들 때 바바라는 노래를 부른다. 엄마에게 배운 자장가, 바바라가 아는 유일한 노래다. 하지만 던을 무작정 미워할 수도 없다. 결국 아내를 잃었고, 그 자신도 에이즈에 걸려 언제 죽을지 모르는 던 역시 고작 열아홉 소년일 뿐이다.

 책엔 ‘바바라와 던’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아이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야기 다섯 편이 담겼다. 사원 주변을 떠돌며 밥을 얻어먹는 라오스의 거지 소년들(‘아농과 통’), 폭탄 테러로 엄마를 잃고 시리아로 망명한 이집트의 소녀(‘누르와 달랄’), 백인이 전파한 감기 때문에 엄마를 잃은 아마존의 소년 용사(‘뚜미와 흰 얼굴’) 등이다.

 지은이는 지구 구석구석을 다니며 만난 아이들의 이야기를 픽션과 논픽션이 뒤섞인 이야기로 빚어냈다. 책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엄마나 아빠가 없고, 가난에 시달려 굶기를 밥 먹듯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아이들이 마냥 불쌍한 아이들로 그려지지 않는다는 점은 이 책의 미덕이다. 자칭 ‘행복 수집가’라는 지은이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용감하게 꿈을 지키며 살아가는 아이들의 작은 행복에 초점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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